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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열 여행감독 Aug 04. 2024

탈린에서 헬싱키로 넘어오면서 변한 것 열 가지

헬싱키 2회 차



하나, 인종 구성이 다양해졌다. 탈린은 순백인이었는데, 여긴 몽골리안이 반스푼 정도 섞인 백인도 보인다. 외노자도 많다. 헬싱키에서 볼트를 다섯 번 불렀는데 드라이버 국적이 매번 달랐다. 인도, 카메룬,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소말리아.


시리아에서 온 Maher는 레바논을 시작으로 터키와 그리스를 거쳐 걸어서 핀란드까지 왔다고 했다. 소말리아에서 온 드라이버는 해적 농담을 가볍게 받아주었고. 대체로 국민소득 5만달러 넘는 유럽 국가에서는 볼트 택시를 외노자들이 모는 듯.



둘, 뚱뚱한 사람이 많아졌다. 에스토니아에선 다들 비율 깡패에 몸무게 깡패였는데, 핀란드로 오니 마요르카 인형 같은 사람도 제법 보인다. 비결이 뭘까?



셋, 문신과 피어싱이 과해졌다. 바이킹 아이덴티티가 더 강한 것인지, 문신은 화려해지고 피어싱은 요란해졌다. 더 드러내고.



넷,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못 마신다. 레스토랑의 와인 한 잔 값이 마트 와인 한 병 값이다. 스웨덴 거쳐 노르웨이까지, 당분간 와인 금주.



다섯, 중고샵이 곳곳에 많다. 근데 비싸다. 새것보다 비싼 것도 쉽게 본다. 왜 그러냐 물으니 품절이라 그렇단다. 이딸라나 아라비아의 머그컵이 그랬다. 그래도 세컨 핸즈가 헬싱키의 시그니처라 스톡홀름행 크루즈에 타기 전에 컵을 하나 사보았다. 이딸라 머그컵.


국민소득 2만4천의 리가, 3만2천의 탈린, 5만4천의 헬싱키에서 벼룩시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비교 포인트.




여섯, 일식당이 많아졌다. 베트남 식당과 중식당도 탈린보다 많지만 일식당은 이탈리안 식당만큼 많아진 것 같다. 핀란드도 일본을 사랑하고 일본도 핀란드를 사랑하는 듯.



일곱, 복지를 실감했다. 일행 중 한 명을 데리고 응급실에 갔는데 아무런 결제 없이 진료/치료를 해주었다. 계산서는 나중에 주소지로 인보이스를 보내겠다고. 주소를 알아보지 못하게 쓰길 잘했다.



여덟, 맑은 하늘에 비가 자주 온다. 하늘은 쾌청한데 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면 외국인, 안 쓰면 핀란드인. 일교차는 적어도 분교차가 있는 곳. 비 오고 해 나는 것은 일기예보와 별개인 듯.



아홉. 반팔보다 긴팔, 긴팔보다 쟈켓 입은 사람이 많아졌다. 여름아 어디 갔니~ 여름 피서지로는 북유럽이 갑인 듯. 노르웨이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아웃도어 샵에서 보온이 되는 옷을 하나 샀다.



열, 클럽과 파티가 많아졌다. 밤에 시내 중심가를 걷다 보면 여기저기 음악이 터져 나오는 곳을 발견할 수 있고 ‘후까시’를 잡고 있는 기도들을 볼 수 있다. 여름을 즐기려는 핀란디안이 ‘유난한’ 복장으로 파티에 가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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