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박의 코카서스기행이 남다른 이유
코카서스엔 일곱번 다녀왔다. 작년엔 와인기행 버전으로 진행했는데, 올해는 아제르바이잔-조지아-아르메니아 3국을 다 가는 정통 코카서스 여행을 기획해 보려고 한다.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스테디셀러의 위엄을 다시 확인하려고 한다.
최고가 아닐 수도 있다. 더 고급스럽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더 노력하는 사람이, 더 영혼을 갈아 넣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블라디미르 박(박종완, 이하 블박)의 코카서스기행이 어른의 여행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일 것이다.
현지 여행사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좋은 여행 코스를 가성비 좋게 진행하는 것이겠지만 그것 이전에 필요한 것이 있다. 여행지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 그리고 이를 전하려는 욕망이다. 그런 면에서 애정에 기반한 블박의 코카서스학은 늘 흥미롭다.
블라디미르 박(박종완)과 여섯 번의 코카서스 기행을 진행하면서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 ‘바쁜 현대 도시인을 위한 어른의 여행’에 최적화된 스케줄을 함께 고민했다. 되짚어보니 블박이 구현해 준 코카서스기행은 다음 열 가지의 차별화된 요소를 가지고 있다.
@ 조지아와인 동방정교 스탈린 등 다양한 키워드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대부분의 여행 가이드는 귀납적으로 설명한다. 현장에서 보는 것을 그때그때 설명한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그때는 그럴듯한데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린다. 블박은 차에서 코카서스에 대한 총론과 개론을 설명해서 전체적인 이해도를 높인다.
@ 일정의 대부분을 한 숙소에서 2박 이상 하는 일정으로 코스를 재구성했다. 일반 코카서스 여행 패키지를 보면 대부분 매일 숙소를 옮기는 방식으로 일정이 구성되어 있다. 이를 재구성해서 숙소를 최대한 안 옮기는 방식으로 일정을 업그레이드했다.
@ 모두가 '여기서 하루 더 묵고 싶다'라고 말하는 카즈베기 룸스 호텔을 2박으로 늘렸다. 국내에서 프리미엄 코카서스 여행이라고 주장하는 여행 중에서도 카즈베기 룸스호텔에서 2박 하는 패키지는 없다. 우리는 이걸 최우선 가치로 두고 2박을 구현했다.
@ 코카서스 산맥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도록 '주타 트레킹'을 추가했다. 코카서스 산맥과 제대로 스킨십을 하는 방법은 바로 트레킹이다. 주타 트레킹을 비롯해 게르게티 언덕에서도 트레킹을 추가해서 코카서스와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 코카서스 예술기행 요소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전통음악을 들려주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짧고 굵은 음악회를 곳곳에 넣어 코카서스인의 생활예술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코카서스 지역의 다성음악(폴리포니)을 절묘한 장소에서 감상하는 일정이 있다.
@ 코카서스에 사는 ‘블박의 친구들’이 우리를 소비자가 아닌 손님으로 맞아준다. 손님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환대를, 손님이 어니면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블박이 코카서스에 15년 이상 살면서 맺은 다양한 관계를 함께 누리는 여행이다.
@ 조지아 와인 주산지인 카헤티 지역을 집중 탐구하는 일정으로 구성했다. 조지아는 와인의 발상지다. 조지아 와인의 중심지인 카헤티에서 여유 있는 일정을 보내며 조지아 와인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 와인으로 끝을 본다. 조지아와인 8000년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늘 8000병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는 와인도서관에서 조지아와인을 탐구하며, ‘더 마실 수 없을 만큼’ 와인을 마시고 온다.
@ 단순히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최적화된 음식을 따로 주문해서 먹는다. 정통 코카서스 스타일에 한국인의 보편적인 취향을 반영한 음식을 먹는다. 고추장 깻잎 안 가져와도 일정 내내 입에 맞는 음식을 먹고 다니게 된다.
@ 블박은 원래 비싼 프리미엄 코카서스 여행을 진행하는 여행사 대표다. 이 여행의 하드웨어를 대부분 그대로 활용하고 일부 아이템만 캐주얼하게 튜닝한, 가성비/가심비를 두루 만족시키는 여행이다. 여행을 기획하는 사람은 자신의 여행에 대한 자존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여행에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블박의 여행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완성도 있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