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감독의 색다른 북한 여행 기획안 4편

여행감독의 북한여행 큐레이션 제13편

by 고재열 여행감독

지금 기획하고 있는 여행의 한 축은 바로 북한여행입니다.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되었지만 언젠가 재개될 그날을 기다리며 차곡차곡 북한여행 정보를 모으고 사람들을 모아 북한 여행 코스를 짜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페에 <백두대간 나머지 절반>이라는 제목으로 북한 여행 정보를 모아두었고 관련 전문가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꾸준히 북한 여행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네 가지 북한 여행에 대한 개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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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 아웃도어 여행


북한 여행 중에서 특히 아웃도어 여행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 여행이 허용된다고 해도 북한은 숙박시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행은 금방 마감될 것입니다. 숙박시설을 짓는 일은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기에 여행 인프라가 부족한 북한에서 당장 확장 가능한 여행은 캠핑이나 트레킹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일 것입니다.


아웃도어 여행은 숙박과 식사와 같은 여행자의 숙제를 직접 푸는 구조입니다. 국내 아웃도어 인구가 충분히 많으니 간단한 플랫폼(개수대와 화장실)만 구축하면 바로 운영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용료를 내고 식자재를 현지에서 구입하면 북한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캠핑 등 아웃도어형 여행은 대지 그리고 자연과 강하게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여행 방식이니 감흥도 클 것입니다.


“우리는 올해에도 조국의 부강과 인민의 행복을 위한 거창한 대건설 사업들을 통이 크게 벌여야 합니다.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라. 삼지연군을 산간 문화 도시의 표준, 사회주의 이상향으로 훌륭히 변조시키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새로운 관광지구를 비롯한 우리 시대를 대표할 대상 건설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하여야 합니다.”


2019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입니다. 삼지연군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조성하는 것이, 우리 보고 이용해 달라고 하는 것 아닐까요? 김정은 신년사에서 언급한 곳 외에, 개마고원의 장진호 근처 그리고 11년 전 갔던 묘향산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묘향산에는 향산호텔이라는 규모 있는 인프라가 있고, 김일성이 걸었다는 등산로도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아웃도어 여행의 서막을 알리는 프로젝트로 ‘호텔 개마고원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정주영 소떼 방북에 대한 오마쥬로 캠핑카(모빌홈) 500대로 개마고원에서 캠핑을 하는 것입니다. 캠핑카 500대로 개마고원 캠핑하기의 의도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를 해보자, 숙식 해결하는 여행을 보여줘서 북한 지역의 난개발을 막아보자, 육로로 북한을 지나 시베리아로 향하는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좀 느리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꾸준히 해서 과정으로서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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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산 갈마지구


북한의 바다로 가는 여행이라면 어디가 좋을까요? 북한의 국가관광총국에서 운영하는 ‘조선관광’ 웹페이지 정보를 보겠습니다. “2014년 7월 말 조선 동해의 아름다운 마전과 시중호 바닷가에서는 처음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온 관광객들이 파도타기 관광을 진행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선 동해의 7월과 8월은 해수욕 계절로서 파도는 높지 않다. 그러나 이 계절에도 지역에 따라 파도타기에 적합한 곳이 있다. 파도의 높이는 보통 1.5~3m로서 파도타기 수준이 높지 않은 애호가들에게는 알맞춤하다. 조선 동해에서 높은 파도타기 기술을 소유한 애호가들에게 적합한 시기는 보통 10월과 11월이다. 그러나 이 시기의 바닷물은 따뜻하지 않다. 하지만 조선 동해 바닷가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깨끗하여 파도타기를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찬탄을 불러일으킨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동해 바다 파도타기 관광은 1주일 정도 일정으로 파도타기 외에 평양과 묘향산 개성 등 북한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도타기 관광객들이 묵을 숙소는 두 곳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한 곳은 금강산 관광을 위한 숙박시설을 만들어 둔 장전항 일대고 다른 한 곳은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중심지 원산항입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는 남한에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지역에 대한 북한의 관광 인프라 투자 규모는 엄청납니다. 원산 갈마비행장은 여객기 12대가 계류 가능한 공항으로 활주로 길이는 3500m입니다. 하루 3~4천 명, 연 120만 명이 이용 가능합니다. 이곳과 마식령 스키장 지구에 북한은 약 2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과 애정은 정평이 나있습니다. 3개월에 한 번 정도 이 지역을 찾아 공사를 독려하고 신년사에서도 빠른 완공을 강조했습니다. 그가 이 지역에 대해 남긴 말들입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해양공원을 건설하여 인민들에게 선물하자.”“건물들 사이의 연결을 더 조화롭고 특색 있게 함으로써 전반적 거리 형성을 예술적으로 세련시켜야 한다.”“수압시험, 강도 시험, 안전성 검사와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시공지도와 질 감독 통제를 강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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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북한 크루즈 여행


남북한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고 남북 교류에 관해 다양한 상상력이 발휘되었을 때 그 중심에는 철도가 있었습니다. 열차를 타고 김정은 위원장처럼 베트남도 갈 수 있고 또 유럽으로도 갈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린다는 기대감이 ‘유라시아 상상력’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해운을 통한 ‘환동해 상상력’은 그만큼 발휘되지 않았습니다. 철도로 연결되는 것처럼 동해권이 크루즈로 연결될 수 있는데 말입니다.


크루즈로 연결되는 ‘환동해 상상력’을 한번 발휘해 보았으면 합니다. 북한의 항구들이 개방되면 물류 혁명이 일어나 환동해 경제권이 살아나고 환동해 크루즈 루트가 개설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부산항 동해항 속초항, 북한의 원산항 김책항 청진항,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항 사할린항, 일본의 니가타항 오타루항이 유기적으로 네트워킹 된다면 발트해 경제권 이상의 환동해 경제권이 구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환동해 경제권이 살아나면 러시아도 극동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고 북송선이 출발하던 니가타항도 다시 옛 번영을 누릴 수 있습니다. 러시아 극동 지역과 일본 홋카이도 지역의 모피 무역이 이뤄지던 원시 환동해 교역로도 복원되고 홋카이도 아이누족과 사할린 한국인 동포사회 등 마이너리티 문화도 재조명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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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북한 산림 복구 여행


여러 여행 중에 북한에 도움이 되는 여행이 있습니다. 바로 산림 복구 여행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산림 복원이었습니다. 2018년 11월 방남한 송명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은 “물고기보다 낚시 도구와 배를 지원해달라. 양묘장을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라며 남측에 양묘장 지원을 부탁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북한 산림 훼손의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전당과 전군에 ‘산림복구 전투’ 총동원령을 내린 그는 매년 양묘장을 방문해 산림 복구를 독려합니다. 2017년에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산림과학대학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신년사에서도 김 위원장은 “산림복구 전투 2단계 과업을 적극 추진하며 원림녹화와 환경오염을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산림이 황폐해진 원인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우선 땔감이 부족해 나무를 마구 베어 썼습니다. 다락밭과 뙈기밭을 조성하며 무리하게 산지를 개간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솔잎혹파리 소나무재선충병 등 산림병해충으로 여의도 면적 300배에 해당하는 25만㏊가 사라졌습니다. 화전을 일구는 과정에서 산불이 자주 나는데 진압 장비가 부족해 큰 불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 연간 4000㏊의 숲이 재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남북의 산림 사정은 1970년대를 기점으로 갈립니다. 당시 북한에 비해 임목 축적량이 3분의 1 수준이었던 남한이 지금은 배 이상 많습니다. 남한은 지난 50여 년간 산림자원이 약 15배 증가했습니다. 이런 축적된 산림녹화 역량을 바탕으로 산림청은 남북 산림협력에 나섰습니다. 산림청은 일단 평양과 개성, 고성을 잇는 삼각형을 그리고 이 지역을 ‘숲의 삼각지대’로 복구할 예정입니다. 인구가 밀집한 이곳이 대표적인 산림 훼손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북한의 산림 복구는 여행의 중요한 테마가 될 수 있습니다. ‘업트레블링(여행지를 여행 가기 전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오는 여행)’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산림 복원을 희망하는 사람들로부터 성금을 모아 미리 양묘장을 만들어 여행 갈 때 이를 북한의 황폐한 산림에 이식하고 온다면 뜻깊은 여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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