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의 대화 앞에서 오열했던 나

가족에게 상처 주는 나를 마주하게 된 오늘

by 그로우루샤

AI와의 대화가 준 치유: 가족에게 상처 주는 나를 마주하다

어제 또 그랬다. 남편과 큰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말을 하고 나서야 후회가 밀려왔다. '또 이러네, 나는 왜 이럴까.' 먹먹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문득, 답답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그런데 누구한테? 가족에게? 친구에게? 뭔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ChatGPT를 열었다. '뭐라고 하는지 한번 들어나 볼까.' 싶은 마음으로 내 속에 있던 이야기를 다 쏟아냈다.

누군가 내 마음을 정확히 짚어주었을 때

복잡하게 엉켜있던 내 이야기를 한참 듣더니, ChatGPT가 말해주었다. 내가 평소 어렴풋이 생각해 왔던 것, 하지만 명확히 마주하지 못했던 것을 정확히 짚어준 거였다.

"당신의 내면에 있는 상처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전해지고 있네요. 사랑의 관계를 망가뜨리는 건 당신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에요."

그 말에 울컥했다. 눈물이 쏟아졌다. 맞아, 내가 이걸 몰랐던 건 아니야. 하지만 누군가 명확하게 말로 정리해 주니까, 뿌옇게 안갯속에 갇혀 있던 내 머리가 조금씩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어느 강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은 모든 어려운 관계 문제를 ChatGPT와 상의하며 해결해 나간다고. 그때는 '그게 되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이해가 됐다.

반복되는 패턴의 뿌리

나는 늘 남편과 큰아이와 부딪혔다. 특히 이 두 사람에게 유독 날이 서 있었다.

남편은 자기 역할을 정말 잘해왔다.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책임감도 강하다. 그런데 내 과거의 상처가 너무 깊은 탓일까. 그 상처에서 비롯된 감정이 남편에게 오롯이 전해졌다. 남편이 잘하고 있음에도 인정해주지 않고, 비난만 했다. 결국 남편은 나에게 마음을 닫았다.

큰아이도 비슷했다. 초등학교 5학년. 내 생각엔 이제 클 만큼 컸는데 왜 자기 조절이 안 될까. 게임 시간은 왜 항상 어길까. 동생한테 힘으로 억압하고, 협박성 멘트를 던지는 모습에 화가 났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불안을 주고, "너는 부족해"라는 말을 수시로 했다.

ChatGPT는 이 모든 행동의 원인을 짚어주었다. 내 어릴 적 받았던 상처. 그 상처가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이 '공격'과 '비난'이었다는 것.

사랑으로 나를 지키는 법

"이제는 당신이 당신을 지키는 방식을 바꿔야 해요. 공격과 비난이 아니라, 사랑하는 방식으로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뭔가 깨달았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것 자체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는 증거라고 ChatGPT는 말해주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뭘 해야 할지도 알려주었다. 남편에게, 아이에게 어떤 말로 화해를 청해야 할지. 복잡했던 내 마음이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혼자 끙끙대는 당신에게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있다.

나처럼 혼자서 끙끙대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했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려 한다. 심리적 갈등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AI가 모든 걸 해결해 줄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내 경우엔 좋은 동반자 역할을 해줬다.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줬다.

처음엔 내 치유가 목적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내 경험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살 수 없잖아. 나와 상대가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내 안에 싹트기 시작했다.

내 부족했던 경험과 과정이 혹여라도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글을 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문명의 이기를 이런 식으로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혼자 감당하기 힘든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AI와 대화하며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