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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May 28. 2023

베트남친구 윤아씨 3

땅 등기 좀 해주세요

      "1년 동안 장사장 그 사람 등기를 안 내줬어요"

장사장은 그리 나쁜 사장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금이 부족한 탓에 토지를 팔아놓고 등기를 못 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 윤아 씨 등기도 1년 동안이나 시간을 끌며 등기를 내주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윤아 씨에게 장사장이 돈을 모으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등기 내는 것을 차일피일 미룰 수밖에 없었다.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윤아 씨 등기를 내줘야 하는 책임이 있었기에 1년 동안 장사장과 싸워야 했다.

전화를 붙들고 장사장과 다투는 일이 일상이 되어갔다.

결국 윤아 씨는 친동생인 흐엉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흐엉 씨도 윤아 씨처럼 한국에 시집와서 살고 있었다.

알고 보니 장사장에게 샀던 당진땅은 동생의 돈 일부가 들어갔었나 보다

흐엉 씨는 나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해서 장사장이 등기를 내줄 수 있는 방법을 물어오곤 했다

나도 답답한데 본인들은 얼마나 피가 마를까 생각하니 내 가슴이 아파왔다

한 번은 윤아 씨 동생인 흐엉 씨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다

"언니, 우리 애가 지금 많이 아파요.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등기 안 나오면 차라리 장사장에게 돈을 달라고  해서 수술비로 쓰고 싶어요"

이제 다섯 살 밖에 안된 아이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더 아파왔다.


이 사진을 보니 흐엉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 장사장의 마음을 울려 등기를 받든 돈으로 받든 무슨 수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차례 문자와 전화를 했지만 장사장은 힘없는 목소리로

"빨리 해 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줘요, 이번에는 꼭 해줄 테니"


(나)

"기다려달라는 소리를 1년간 해왔어요,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땅을 팔 때는 신나게 돈을 받더니 판다음에 등기를 안 내주는 게 말이나 돼요?"


내가 윤아 씨와 흐엉 씨에게 땅을 중개했으니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일이었다


더욱이 오랜 시간 좋은 관계로 나를 보아왔던 윤아 씨에게

본의 아니게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윤아 씨와 흐엉 씨에게 슬픔을 안겨줄 수 없었다.


장사장과 윤아 씨, 흐엉 씨  사이에서 문자와 전화 그리고 만남까지 계속되는 전쟁이었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계속되었다


결국 흐엉 씨 딸의 수술이 있기 하루 전날

흐엉 씨는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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