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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May 30. 2023

베트남 친구 윤아 씨 4

흐엉 씨가 빼든 칼

그날은 흐엉 씨 딸의 수술 전날이었다.


(윤아 씨 동생 흐엉 씨)

"언니, 저 지금 제정신 아니거든요, 내일 제 딸 큰 수술이 있어요. 저랑 같이 장 사장 직접 찾아가서 등기해달라고 따져야겠어요"


(나) "흐엉 씨, 급한 마음은 충분히 알겠어요, 그런데 내일 수술인데 시간이 나겠어요?"


(흐엉 씨) "어차피 내일 수술은 예정대로 할 거구 토지 등기받는 것도 저한테는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남편이 제가 언니랑 돈 합쳐서 땅 산거 알게 됐어요. 그래서 남편이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요"


(나) "그래요, 그럼 내일 장 사장 회사에 찾아가 봐요."


그리고 내일 저녁에 장 사장을 만나기로 했다.


장 사장도 흔쾌히 오라고 했단다.


드디어 장 사장에게 따지러 가는 당일

윤아 씨, 흐엉 씨, 흐엉 씨 아주버님 그리고 나


그렇게 넷이서 장 사장을 대면하게 되었다.


장 사장은 당황함 없이 부드럽게 인사를 건네었다.


(장 사장)

"어서 오세요, 제가 당진 매산리에 있는 토지를 팔고

자금이 돌지 않아서 지금까지 등기를 못 내주고 있었네요, 현재 다른 토지를 살 사람이 나타났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듣자니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그 말을 듣고 있던 흐엉 씨 아주버님이 큰 소리로


"이번 달 말까지 등기해 주지 않으면 소송 걸 테니 그런 줄 알고 있어요, 이게 벌써 1년이 넘었다고 들었어요!"


"제가 해 드릴 수 있었다면 해드리죠, 사정이 안돼서 그런 거니 이해 좀 해 주십시오"


1년 동안 이런 식의 핑계를 해 왔는데 만나서도 전혀 변화는 없어 보였다.


그래서 중개했던 나로서도 얼굴이 화끈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등기도 안 내주는데 앞으로 무슨 토지를 또 팔겠어요? 장 사장 당신 때문에 나랑 윤아 씨 관계가 이게 뭐냐고요?"


윤아 씨와 흐엉 씨 그리고 흐엉 씨의 아주버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었다.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특히나 흐엉 씨의 딸이 내일 수술인데 가슴 졸이며 한숨 쉬고 있는 흐엉 씨가 마음에 많이 쓰였다.


흐엉 씨에게 얼굴 들기가 더욱 어려웠다.


그날 그렇게 헤어지고 난 다음 날,


흐엉 씨 딸은 다행히 큰 수술이 잘 되어 며칠 만에 건강하게 회복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이 있은 한 달 후 감사하게도 장 사장이 돈이 마련되어 윤아 씨와 흐엉 씨의 등기를 해 줄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가 그날 직접 찾아가서 따지지 않았다면 아직도 등기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유인 즉 윤아 씨와 같이 땅을 산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등기를 받지 못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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