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고시원생활을 택하다
왕복 5시간의 출퇴근
가능하신가요?
이렇게 생활한 지도
벌써 2년이 넘어갑니다.
남편은 2년 전
수원에 있는 모 회사를 다니며
답십리로 이사해야 한다는 저의 설득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가족 중 한 사람만 희생하면 되지"
이렇게 자신이 희생하면 된다며
답십리로의 이사를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지금
남편의 체력이 많이 안 좋아지게 되었죠
평소 힘들어도 웬만하면 잘 참아내는 남편이
요새 부쩍 짜증이 늘었습니다.
누구보다 아이들에게는
저보다
더한 사랑을 주던 남편이
아이들에게까지
안 하던 말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2년이 되기 전부터
남편이 정말 피곤해한다는 건
느끼고 있었지만
아이들 일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해 오던 남편이
이제는
'숨이 턱에 차올라'라는 표현까지
저에게 말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올 것이 왔구나'싶었죠.
남편에게
"회사 근처로 작은 오피스텔이나
고시원을 얻어봐요"
"단 주말에는 와 주세요"
주중에
저 혼자 두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것이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남편의 건강을 위해
과감히 결단해야 했습니다
두 아이와 내가 살 공간을 찾아야 했고
남편의 공간까지.
두 곳에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니
부담이 되었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그 마음
그것이
다른 어떤 이유보다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
저는 그간 돈, 돈, 돈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게 남편을 더 힘들게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요즘들어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회사 근처로
숙소를 옮기고 싶어도
저의 눈치를 살피며
자신을 지키지 못한 것이
이제는 후회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두 아이와 부인을 챙기기 위해
자신이 희생해야 했던
그 마음이
과거 우리네 부모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남편이 고시원생활을 하든
오피스텔을 잡든
본인의 선택을 존중해 줘야겠습니다
더 이상 남편에게
희생만 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도 두 아이를 책임져야 하지만
두 아이가 지나치게 요구를 할 때엔
예전처럼
무조건 모든 요구를 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세상에는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두 아이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독립
이제는
받아들이려 합니다
남편을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