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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Dec 03. 2023

유일한 도피처 결혼 왜 나에게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나에게 좋은 남자란 어떤 남자를 말하는 걸까. 나의 수족이 되어줄 수 있는 남자?

나는 장애인도 아니고 주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도 아닌데

나에게 손과 발이 되어야 할 사람이 바로 배우자의 모습이라는 사실.

그때는 결혼상대의 조건이 그랬다.

지금 돌아보니 정말 어이가 없지만 말이다.

그만큼 나는 스스로 무언가를 해 내는 힘이 약했다.

주변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산다는 싱글족들이 꽤나

많아 보였다. 나는 그들을 보며  대단한 생각이 들었다.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간다고?' 그들이 정말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일단 내가 직장이 있다고 해도 언제 어떻게 될지 불안감이 컸다.

그 당시 내 직업은 전문직도 아니었고, 안정적인 공무원도 아니었다.

3-40대까지는 그럭저럭 나 자신만을 위해 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이후의 삶인 50대가 넘어서면 내 직업만으로

노후의 삶을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곤 했다. 형제들이 많은 집에서

자랐지만 형제들 중에서도 나는 항상 말수가 적은 편이었고,

친구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늘 외로웠다.

먹고 사느라 힘든 부모님이 나에게 조곤조곤 말을 걸어준 적도 없었다.

누군가와 즐겁게 놀며

대화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내 생각을 들어줄 수 있는 남자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나에게 좋은 남자는 경제적 능력이 있고,

내 마음을 받아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남자 이 두 가지 조건이면

바로 결혼할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런 남자를 찾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경제적 능력을 갖추었다 싶으면 대화가 쉽지 않았고, 대화가 잘 된다

싶으면 경제적 능력이 다소 부족해 보였다.

나의 기준만 된다고 결혼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상대 남자들도

자신감 없는 내 모습을 좋아해 줄리 없었다.

결혼정보회사 2-3곳에 등록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도 성사가 안되니

내 생애 '결혼하기 프로젝트'는  쉽지 않은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30 초반을 지나 중반에 이르니 '결혼은 포기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래, 내 주제에 무슨 결혼이냐? 그냥 나 혼자 살아야겠다'하고 마음을

온전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혼자 여행을 떠났다. 현실을 인정하자. 어차피 나는 태생부터

힘들게 살았으니, 내 인생의 반전이란 없다. 그냥 이렇게 살다 가는 거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못난 사람이었나. 몇 안 되는 친구들 모두 30도 안된 나이에

다들 결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아무리 내가 발버둥 쳐도 안 되는 게

결혼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운 게 결혼이라고 하던데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했다.

눈물이 흘렀다. 혼자 여행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눈물을 흘리니 포기가 쉬어졌다...

이제 나에게는 결혼이란 없다. 눈물의 의미는 바로 '싱글족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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