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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Aug 12. 2024

불안은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달리다 갑자기 멈추어야 하는 이유

올해 3월 22일 육회야문연어 수원율전점을 오픈했다

배달요식업 난생처음 도전해 보는 사업이었다

원데이클래스 통해 알게 된 이 사업

그냥 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아무리 만류해도 듣지 않았다

나는 험한 일을 해본 적도 없다 집에서 주방일

조차도 어려워하던 나이기 때문이다

친정엄마는 나에게 늘 이런 얘기를 하셨다

"집에서 반찬 좀 만들어 먹어라, 자꾸 사다 먹지 말고!"

늘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일을 무서워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릴 땐 슈퍼우먼인 친정 엄마는 딸들에게 일을

잘 시키질 않으셨다 그냥 엄마가 다 해버리니

네 명의 딸들은 일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일을 해본 적 없으니 어른이 돼서 결혼을 하니

모든 게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다행인 것은 남편이 내가 잘 못하는 집안일을

틈틈이 해 주었다 퇴근하고 들어와서 빨래를

돌리고 쉬는 날은 집안 구석구석 청소는

남편이 하곤 했다 오로지 나에겐 두 남자아이들

키우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 나에게 사업도전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것도 배달요식업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친정엄마가 배달요식업 하겠다고 하니 코웃음 치며

"네가 집에서 밥도 제대로 안 해 먹는 애가 무슨

요식업이냐?" 하며 수차례 반대를 하셨다

강한 반대가 계속되니 오히려 내 맘 속엔

'어디 한번 두고 보자,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하면서 결국 일을 냈다

올해 3월 말 드디어 배달요식업 육회야문연어

수원율전점을 오픈했다

솔직히 오픈 전에 본사에 가서 일주일간

일을 배워야 했다

집에서 2시간 넘게 걸리는 본사까지

매일 다니기는 무리였다

그래서 큰맘 먹고 인천본사 근처에 찜질방에서

일주일간 숙식을 하며 일을 배워야 했다

초등 3, 4학년 남자아이들 등교도 시켜야 하는

엄마인 나로서는 큰 결심이 필요했다

남편이 출근하기 전 아이들 등교준비 시켜놓고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서 학교를 다녀야 했다

다행인 것은 아이들 모두 엄마 없이 일주일간

아침마다 제시간에 일어나 등교는 무리 없이 했다

믿는 만큼 아이들이 잘해주었다

그동안 나는 일주일간 본사교육을 잘 받았다

본사교육받는 동안 음식준비부터 위생교육까지

내가 그간 해오지 않은 일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하루교육받고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둘째 날 교육도, 셋째 날 교육.... 계속되면서

찜질방에서 난 고민과 번뇌 속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과연 내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수시로 불안함이 올라왔다 회도 먹지 못하는 내가

육회, 연어, 문어, 사시미를 다루는 사업을 해 낼 수

있을까? 정말 생뚱맞은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어렵사리 온갖 두려움과 갈등을 딛고

난 가게를 오픈했다

그야말로 좌충우돌 엄청난 도전의 연속이었다

주문이 들어올 때면 가슴이 두근댔다

정해진 시간에 주문을 빼는 일도 큰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조리시간을 잘 지켜야 광고에서

상위노출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나에겐 먼 일이었다

언제나 조리시간을 준수하기 어려웠다

오픈한 지 5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처음보다는 물론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바쁜 시간에 주문이 몰릴 때면 허둥지둥 조리시간

준수는 턱없이 힘든 과제였다

오후 4시에 오픈해서 새벽 3시 넘어서까지 매일

하루도 쉼 없이 달리는 일도 정말 고된 시간이었다

입이 부르트고, 입병이 수시로 났으며 몸 여기저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럴 때면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맞는가 그냥 그만둘까? 하루에도 수차례 갈등의 연속

이었다 그렇게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리고는 불안은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한 영상의 메시지가 나를 강하게 뒤 흔들었다

한 달 전부터 발바닥 이곳저곳에 물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발을 바꿔서 그렇다고 그냥 무시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물집 크기가 상상 외로 크게

부풀어 올랐다 걷기 조차 힘든 상태였다

물집 관련해서 검색해 보니 잘못하면 2차 감염이

있을 수 있으니 병원진료가 필수라고 적혀 있어

월요일 아침 일찍 병원으로 향했다

발에 물집이 잡히는 이유는 무좀이 있어서이고

무좀약을 먹으려면 간 검사가 필수라 하면서

피검사, 폐검사를 하자고 하였다

폐를 찍으니 결핵을 앓은 적 있냐, 감기를 자주

앓았냐 하면서 대학병원에 한번 의뢰해 보아야

겠다고 의사 선생님이 약간 심각하게 말씀하셨다

건강에 적신호가 뜬 것 같아 가슴이 먹먹했다

육회야문연어 매출 외에 샵인샵을 알아보았고

더 나은 매출을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넣으려던

상황이었는데... 몸 상태로 보아서는 더는 달릴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함이 올라왔다

물론 아직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건강이 문제가

된다면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건지 그건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집안에만 있기가 힘들어서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밖을 나섰다

집 근처 공원을 그냥 걷고 싶었다

정말 푹푹 찌는 더위라서 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 시간가량 등에서 땀이 줄줄 흐름에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걸었다

'아무 일 없을 거야' 불안함은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야

그래. 내가 지금껏 앞만 보고 마냥 달리기만 했지

몸도 마음도 챙기면서 내 목표를 향해 달려야 했는데.

잠시 쉬어가라는 신호라 생각하자

아직 나는 문제없어, 며칠 후 나올 결과도 별일 없을 거야

일에 집중하는 이유, 그 이유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자, 일을 위한 몰입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내가

이렇게 달리는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아니다. 난 돈보다 성장을 원하는 사람이다.

성장하다 보면 돈은 따라오는 것이다 나는 성장지향형이다

나는 고정마인드셋은 지양하는 사람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해보지 않던 일에 풍덩 뛰어든 것이다

내 본래 성향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평탄한 삶을 원하지 않는다 돈이 많다고 일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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