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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May 14. 2023

나는 중매쟁이입니다 2편

군인과 결혼성사시키기

대학 때 알게 된 남자 후배는 저와는 이야기가 잘 통해서

평소 친한 사이로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후배는 저와 말이 잘 통해서 인지

남자친구들보다 저에게 속 얘기를 더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저에게 말하는 것이었죠


그 후배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삼 사관학교 시험을

보더니 합격해서 군인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군인의 길이 쉽지 만은 않아 보였지만

본인의 성향에 잘 맞는다고 하여 선택한 길이었습니다.


저는 그 후배의 결정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배가 결혼 상대를 찾고 있는 중인데

과연 군인의 길을 가고 있는 남자를 쉽사리 연결시켜

주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저와 말이 잘 통하기 때문에

저를 신붓감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않은가...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에게 미래 남성상에 대해

묻는 것이 뭔가 느낌이 이상했더랬습니다.


저는 맘에도 없는 사람이 저에게 구애를 할 것이

두려워서


아예 상대에게 관심 없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당시 제 성격 상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이

정말 힘든 문제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그 후배에게 상처 주는 것이

너무도 힘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바로


여자를 소개해 주자!

바로 그거다!

제가 상대 후배에게
"너는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괜찮은 사람이 있는데, 한번 만나볼래?"

라고 말하는 편이
제 마음이 더 편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군인인 남자를 좋아할 법한 사람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과에 다니는...

그 후배보다
두 살이나 연상인 친구를
소개해 보자고
계획하였죠.

사실
그 친구를 소개 대상으로
생각한 이유는

보통 여자들이 따지는 기준보다
덜 까다롭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죠

그 여자는
저와는
선후배 지간이고

성격도 무난하고
남자를 볼 때
직업보다는
사람이 좋은 것만
보는 편이라

어쩌면
둘이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온 거죠.

문제는
남자가 여자의 외모를
따질 법도 한데

이렇게 얘기하면
그분이
서운하실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예쁜 얼굴은 아니어서



과연

남자 후배가

좋아할까

반신반의 하긴 했었죠.ㅎㅎㅎ


외모 외에

성격은 정말 좋아서

결혼감으로는 딱인데...


그렇게 따지고 따져서

드디더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남자의 반응은


" 누나, 사람은 좋은 것 같아.

근데

내 스타일은 아니야"


여자의 반응은


"언니, 듬직하고 사람 좋더라.

그런데

그 사람은 어떻대?

난 괜찮던데??


이를 어째야 할까요??


저는

남자의 마음을

바꿔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제 성격 상

한 번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이번에도

잘 만났다!!!!


오! 올 것이 왔구나~~
내가 못할 게 어딨 냐??

사람 마음을 바꾸는 건
칭찬요법!!

상대에게
소개해준 사람을
반복적으로
칭찬해 주는 것!!

그것이
저만의 관계기법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저는 남자후배를 만나
그 여자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네가 만난 그 여자, 정말 생활력 최고야!"
넌 어차피 군인의 길을 가야 하니
생활력 좋은 여자를 만나야 하지 않겠니?"

남자 왈,
"그건 그렇지,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좀 아니라서..."

저는
"스타일이 밥 먹여주니? 너 군인 되면
결혼하기 쉽지는 않을 텐데?

전국을 돌아다니며
살아야 하는데

과연
어떤 여자가 그 길을 쉽다고 하겠어?"

남자 왈,
"그건 그렇지...
근데
적어도 느낌은 와야 하는 거 아냐?"

저는
"느낌은 만나다 보면 생기는 법이야"
걔도 꾸미면 이쁜 얼굴이야...
안 꾸며서 그렇지"

저는 이렇게 대응하고
남자 후배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를 다시 만나
이렇게 얘기하기 시작했죠.

"00야, 머리 좀 하러 가자"
그리고
예쁘게 화장 좀 해 보자!
렌즈도 끼고 말이야.

여자 왈,
" 난 그런 거 별룬데...

꾸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녀를
겨우 설득하여

미용실에 데려가서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화장도 시켜서

다시
그 남자후배를 만나도록
일정을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그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던 그날 저녁

저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제 미팅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그 남자후배가 그냥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만나는 그 시간!!!

두둥!!!


남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첫 만남에서 봤던 여자의 모습이

전혀

다르게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안경을 끼고 만났던 그 여자가 아닌


렌즈를 끼고

발그레한 볼터치에

앵두같이 붉은 립스틱까지 바른

그 여자의 모습은


첫 만남에서 만났던

같은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 후배는 한참 그 여자를

바라보았고


대화를 하다 보니

그 여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죠.


이래서 '여자는 꾸미기에 달렸다'라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그날 두 사람은

성격이 잘 맞기도 하고

외모에 대한 느낌도 업그레이된 덕분인지

저의 칭찬세례 덕분인지


결국

정식으로 사귄다고

저에게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 순간


저는 왜 그렇게 기뻤는지

지금 돌아보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선남선녀가 잘 된 것은

맞지만


그렇게까지

기쁠 수가 있을까요?


어찌 됐든

그 커플도 1년 이상 사귀다가

결혼에 꼴인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잘 사는

두 사람


아니 지금은 두 딸을 낳고

즐겁게

사는 그 가정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중매쟁이로서 소질이 있는

제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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