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후쿠오카에 다녀왔다. 같이 간 친구가 이번여행에서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내게 물었다. 미야지하마 해변가의 하늘이 떠올랐다.
미야지다케 신사 입구 도리이를 따라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언덕 위에 있는 미야지다케 신사가 나온다. 계단 정상에서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풍경은 아주 예술이다. 미야지하마 해변까지 일자로 쭉 이어진 1.5km 남짓한 평지 길이 탁 트이게 보이는 것이 그 자체로 하나의 정경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보기 위해 왔다.)
나는 그 아름다움에 빠져 친구와 함께 미야지하마 해변가로 이어지는 길을 걸었다. 가는 길에 보이는 3층 높이보다 낮은 개인주택들을 구경하며 사람도 없는 한적한 시골의 분위기를 정겹게 느끼며 수다를 떨었다.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수평선 아래의 바다가 가까워지는 것이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도착한 미야지하마 해변가는 너무나도 황폐했다. 강풍이 불고, 하늘에는 먹구름만 가득했고, 쓰레기와 잔디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었고, 춥고, 사람도 없이 휑했다. 그럼에도 그 장소가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하늘에 있었다.
수평선 너머 먹구름 없이 맑게 갠 하늘 사이로 강렬한 햇빛이 투명색 커튼처럼 아주 길게 펼쳐지며 검은 섬과 바다 위를 우아하게 비추고 있었다. 어째 천국 같아 보이는 그 광경을 보면 볼수록 희망 같기도 하고 기쁨 같은 감정이 자연을 예찬하게 만들었다. 궂은 날씨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대비 덕분에 바닷가의 씁쓸함은 아무렇지 않게 된 그날, 순결하게 뻗어내리는 빛 내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