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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가되고싶은디 Nov 12. 2023

[W6] 아 될대로 되라

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회사에서 갈등상황이나 좀 힘들 때면 순간적으로 마음에서 터져나오는 생각

'아 몰라 될대로 되라, 이게 뭐 그리 중허다고.. 포기할래, 쟤들 맘대로 하라 그래! 그래 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러고 몇분 뚱하게 있다가 에너지가 좀 회복되면 다른 목소리가 슬며시 나온다 

'허? 누구 좋으라고 포기하냐, 너는 오로지 너만이 표현하고 챙겨줄 수 있는데, 너도 주도권을 가진 one of them 으로 일하고 싶지 않아?'


그럴 때는 후자의 목소리가 이겨서 큰 변화의 트리거를 가져오는 작은 행동을 하기도 하고, 오히려 나중에 후회할 성급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그냥 오락가락하는 사이 챤스를 놓쳐서 조용히 넘어가기도 하고 그렇다.


각자의 시나리오에 나 스스로의 나중의 반응을 떠올려 보자면 대충 이런거 같다 


변화의 트리거를 가져오는 나중에 궁디팡팡할 작은 행동을 한 경우: 

나의 의견을 표현하는 용기 그리고 그 현명한 대응에 스스로 으쓱, 고맙다 나자신아. 너 쫌 잘했어! 이런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 앞으로도 계속 가는거야~ 


약간의 후회가 남는, 나자신에게 도움보다는 약간 해가 되는 행동을 한 거 같은 경우: 

그냥 가만 있을걸... 로 시작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래도 안한 것보단 나아, 이런 게 배움이지, 잘했어, 그래도 전혀 어처구니없는 행동은 아냐. 이런이런 납득할만한 점이 있었어. 뭐 누구가 기분나쁜거 같았지만, 나중에 만회하면 되지. 나중에 이런 점은 더 생각해 보고 행동하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간 경우: 

아우 개싸움이야, 나 그냥 부귀영화 안 누릴거야! 난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 꺼라고! 란 생각 할 때도 있고

아예 아무 생각할 에너지가 없어서 정말 될대로 되라 멍- 하고 아무 생각없이 넘어갈 때도 있고  

xxx 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롤모델 생각). 그 사람도 가만 있었을지 몰라. 아냐 나섰을 거야, 내가 소극적이었나?  등 몇 분 좀 더 생각해보다 아 몰랑 하고 다른 바쁜 일로 잊어버리는 경우가 대반사 

나중에 이 여파로 관련 업무에서 내가 슥 소외된다거나 뭔가 나에게 장기적 손해가 생긴다면 두고두고 조금 아쉬움


적어도 나에겐, 세번째 대응의 끝 맛이 항상 더 안 좋았다. 


회사 혹은 일상생활에서 이 중에 한가지 반응만 일관적으로 보이기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한 것 같다. 

각 반응에 대한 비율이 다른 뿐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 반응 중 하나를 선택하며 매일매일의 생활을 해 나간다. 이런 반응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특히 회사원들의 마음 속에서 매일 수번 일어날 수도 있고, 매주 일어날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어쩌다 한번씩 일어나기도 할 것이다. 


이번주는 내가 감기에 걸려서 에너지가 떨어졌던 지라 세번째 반응을 보인 두 세번의 상황이 있었다. 그것 또한 나이며 다행히 내 인생/커리어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데미지니까 괜찮았다.. 그리고 실제로 내 에너지는 한정적이며, 에너지는 아껴야 하니까 괜찮아.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 있는지라, 어느 곳에서 아껴진 에너지는 다른 한곳에서 분명히 쓰인다. 

내가 이 상황에서 나에게 악영향이 갈 수 있으나 에너지를 아끼는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나의 무의식은 그 다음에는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성장이 되는 대신 에너지가 들어갈 선택을 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관성적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저녁에 뭔가 켕기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면서 

다음날 아침에 영어공부를 해야지, 조깅을 해야지 다짐을 하는 것이 이런 패턴이다


그렇다면 이 비슷한 패턴을 가진 인간들이 누군가는 위대하게, 누군가는 평범하게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개개인의 에너지의 총량과 효율성이다. 


혹자는 그것을 열정이라 부르고, 깡이라 부르고, 끈기라 부를 것이다. 

나는 그걸 "에너지" 라 부르겠다.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 있고, 작은 사람이 있다. 

같은 행동에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적은 사람이 있다. 


남보다 더 성장하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1. 에너지를 늘려야 하고 

2. 자기 하는 일에 에너지 효율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운동을 하고, 규칙적 생활을 하고,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책을 본다. (에너지 증가)

또한 '너가 사랑하는 일' '너와 잘 맞는 일' 을 하라 말한다 (에너지 효율 증가)


나 자신의 인생을 위해 무언가는 해 보아야 한다. 에너지를 증가시켰는데도, 내가 여전히 힘들다면, 어떻게 효율을 늘릴 수 있는지 파고들어야 한다. 내 적성, 내 특기, 내 가치관, 내 염원. 내 안의 요소들이 내가 지금 하는일에 대한 에너지 효율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부족한 한 주였다. 

감기에 걸렸고, 병원에 갔고, 약을 먹었다. 

일 하기 싫고 집에 가고 싶다고 몇번이나 마음속에서, 입 밖에서 말했고 

그래도 참고 일을 하다보니 약간의 재미와 뿌듯함도 조금 느꼈으며

이정도로 이렇게 해서 되겠냐? 너 이렇게 살지마 라고 반성도 조금 했다. 

그 와중에 다음주엔 싱가폴 공휴일이 있네? 라며 기뻐했다. 


인생은 에너지다. 

내가 어디까지 갈지, 얼마나 빨리 갈지, 얼마나 많이 볼지, 

내 에너지와 그 효율에 달렸다. 


남은 주말, 내 에너지를 위해 뭘 했나 / 뭘 더 할 것인가? 

책을 한권 영화를 한편 보었다 

남편과 다정한 시간을 갖았다

요리를 했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았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브런치 글쓰기 

지난주 쫒겨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회사에는 그닥 안 중요할 수 있지만, 나 자신의 skillset 에 도움이 될 짜투리 업무내용 주말에 더 파악하기 

다음주도 내 에너지를 아끼며 내 에너지를 레벨업하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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