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성실 Apr 12. 2021

시간 매트릭스

시간을 세우는 방법

운전할 때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신호체계다. 빨간불은 멈춰야 하고 노란불은 기다려야 하며 초록불은 출발해야 한다. 여러 차선이 겹쳐 있을 땐 좌회전, 우회전 유턴 등 복잡한 신호도 섞여 있다. 운전자가 합의된 신호체계를 무시한 채 마음대로 운전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이후에 벌어지는 일은 끔찍하기에 상상하기도 싫다.


지켜야 하는 신호체계


일할 때도 신호체계가 존재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은 무엇이고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을 우리는 우선순위라고 부른다. 긴급도와 중요도 두 가지 기준으로 2X2 매트릭스를 활용해 일을 나누면 다음과 같다. 1사분면은 긴급하고 중요한 일로 시간을 소비하는 소비의 시간이다. 급박한 문제나 이슈, 클레임 처리, 마감이 임박한 프로젝트 등이 있다.  2사분면은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로 시간을 생산하는 투자의 시간이다. 대인관계, 건강관리, 문제 예방, 자기계발 등이 있다. 3사분면은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로 시간을 잃어버리는 낭비의 시간이다. 잡다한 일, 불필요한 보고서, 비생산적인 회의 등이 있다. 4사분면은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시간을 포기하는 허비의 시간이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과도한 인터넷 서핑, 무의미한 잡담, 그냥 멍 때리기 등이 있다.


2X2 매트릭스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A4 종이 한 장을 책상에 올려놓고 지금 하는 일을 리스트업 해본다. 최대한 사소한 일까지 적어보는 거다. 다 적었다면 사분면에 옮겨적고 시간 사용 비중을 퍼센트로 표시한다.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시간 사용 퍼센트를 다 더했을 때 100%가 나와야 한다. 만약 넘거나 부족하다면 잘못 계산한 것이다. 어느 영역에 시간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가? 반대로 어느 영역에 시간을 가장 적게 사용하는가?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는 24시간으로 한정적이다. 물리적인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무작정 손에 잡히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올바른 우선순위를 세워 차례대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올바른 우선순위를 세우는데 사분면이 특징을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되기에 구체적으로 하나씩 살펴보자


제대로 한 번 봅시다!


1사분면의 일은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데드라인이 있거나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대부분의 시간을 1사분면의 일로 사용한다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매일 일과의 전쟁 속에서 극과 극을 오가며 긴장 상태다. 참고 버틸수록 번-아웃 상태에 빠지며 점점 쌓여가는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중압감에 건강까지 위험해진다. 일이 치여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위기 중심의 삶이다. 너무 힘들기에 살기 위한 탈출구를 찾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급하지도 않은 4사분면의 일에 시간을 쏟게 만든다. 지금 상황에서 도피하는 모습이다. 초반에는 문제 해결의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여유를 찾게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쉽다. 다시 롤러코스터를 타게 하는 거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은 타이밍을 가지고 있다. 일의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일은 커지거나 다른 일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1사분면의 일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일의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질이 높아지면 양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만약 지금 소비의 시간이 80% 이상에 머물러 있다면 최대한 50%까지 줄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얼른 놓아야 한다.




2사분면의 일은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지만 잘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을 심장에 비유하고 싶다. 심장은 우리 몸을 살아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가끔 우리는 심장이 잘 뛰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다는 것을 잊을 때가 많다. 만약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 일에도 심장부와 같은 일이 있으며 그건 바로 2사분면의 일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살펴보면 2사분면의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래 시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예방하는 것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계속 미룬다면 나중에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 되며 그때 가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성과가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터라도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중간에 멈추지 말고 계속 이 영역을 30%까지 늘려야 한다. 투자가 계속된다면 어느 순간 생산성이 높아지고 안식이 찾아옴을 느끼게 될 것이다.




3사분면의 일은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이다. 이 영역의 일을 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일은 긴급한 일이지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거다.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프로그램은 보고 있으면 깜짝 놀라게 만든다. 반전의 반전이 연속된다. 가면 뒤로 감춰진 얼굴이 공개될 때마다 현장에 있는 관객과 심사위원도 자주 놀라는 모습이 연출된다. 예상과는 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가면에 가려져 있는 대상을 예측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3사분면의 일은 중요한 일처럼 보이는 탈을 쓴다는 거다. 언제 탈이 벗겨지는가? 하면 업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알게 된다.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한 것 같은데 돌아보면 특별히 한 것이 없는 기분이 들 때가 그때다. 중요한 일치고 긴급하지 않고 긴급한 일치고 중요하지 않다. 지금 시간이 3사분면에 집중되어 있다면,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일을 찾아서 10%까지 줄여야 한다. 본질적인 일을 하는데 계속 주의력을 분산시키기에 가능하면 적게 하는 것이 좋다.




4사분면의 일은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다. 킬링타임, 시간 때우기, 그냥 멍 때리기 등이 이런 경우다. 이 영역은 명과 암이 함께 존재한다. 빛이 비치는 쪽은 밝지만, 반대편은 그림자를 만든다. 가끔 삶의 여유를 주지만,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면 문제가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4사분면 영역에 시간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다른 영역에는 상대적으로 시간을 덜 사용하게 된다. 제로섬 게임과도 같다. 지금 이 영역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면, 시간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 하는 행동이다.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10%까지는 과감하게 줄이거나 중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사분면의 특징은 우선순위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준다. 가치 높은 일에 진짜 적은 긴급한 일이다. 중요한 일을 먼저하고 그다음 긴급한 일을 해야 한다. 순위가 섞이거나 뒤바뀌면 안 된다. 또한 중요한 일일수록 안으로부터 자발적인 행동이 필요하고 긴급한 일일수록 밖으로부터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한다. 행동 관리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우선순위를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얻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라지는 3가지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