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결정
업무를 2X2 시간 매트릭스로 구분하고 영역마다 시간 비중을 나눴다면, 이제 올바른 우선순위를 정할 차례다. 전체 할 일 리스트를 정리한 뒤 중요한 일, 긴급한 일, 그 밖에 순으로 문자를 붙여 순위를 결정해보자
중요한 일 앞에 ★를 붙인다.
긴급한 일 앞에 A를 붙인다.
그 밖에 일 앞에 B를 붙인다.
올바른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기에 ★와 A 문자가 붙어 있는 일은 위쪽으로 올라가고 B만 붙어 있는 일은 맨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중요도'와 '긴급도'에 따라 일의 순서가 정렬되는 과정이다. 보기만 해도 일의 흐름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며 당장 일하고 싶은 의지가 불타오른다. 이렇게 하루의 우선순위를 세웠다면 일주일, 한 달, 분기, 반기, 년 단위로 확대해서 우선순위를 세워본다. 시간을 멀리 내다보는 시간 조망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다. 넓은 시야로 보면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맞춰서 해야 할 일을 더 구체화할 수 있다. 처음부터 조급함에 큰 시간 단위부터 우선순위를 정하려고 하는데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우선순위의 일이 해야 할 일보다는 막연히 하고 싶은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시간 단위부터 조금씩 훈련을 통해 확대해 나가는 것을 권한다.
★, A, B 문자를 붙이면서 순조롭게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있지만 반면에 무척 고민이 될 때도 있다. ★가 많이 붙어 있을 때이다. 다 중요해 보이는데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업무 관계가 복잡하거나 개인 차원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때 나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쥐어뜯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결정이란 없다. 상황에 맞게 최선의 결정을 할 뿐이다.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고 전략적 결정을 해보자. '긴급도'와 '중요도' 외 한 가지 요소를 더 고려하는 거다. 바로 '확산도'이다. '확산도'란 시간에 따라 일의 난이도나 복잡도가 올라가는 정도를 말한다.
코로나 19 범유행에 대한 국가별 대응 결과를 보면 '확산도'의 영향력을 알 수 있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날 때, 타이밍을 놓친 거리 두기와 의료 정책은 사회 활동을 멈추게 했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게 했다. 반대로 준비된 방역이 제때 이루어졌을 때는 감염병 확산이 완화되고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이 지켜졌다. 타이밍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일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작은 일도 타이밍을 놓치면 부메랑처럼 큰일이 되어 돌아오기에 '확산도'는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우선순위를 정할 때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면 상위 부서 전사, 사업부, 팀의 우선순위를 확인하고 '확산도'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면 된다. 이것이 전략적 결정이다. 한번 결정한 우선순위가 절대적이지 않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순간이 있다.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우선순위를 재검토하면서 최선의 결정을 해나가면 된다.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진정으로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게 된다. 모든 일을 다 완수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나 과도한 책임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남이 세운 우선순위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이 아닌 나만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결정해 나간다면 일과 삶의 균형감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