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의 예고

by 생각의정원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은 쭈굴쭈굴하다.


병원 복도에서 처음 그 얼굴을 들여다봤을 때,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었다. 붉고, 부어 있고, 무언가를 잔뜩 구긴 것처럼, 마치 오랫동안 접혀 있던 편지지 같은 얼굴. 세상에 나온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이미 무언가를 많이 겪은 사람처럼 보였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아기의 얼굴이 쭈굴쭈굴한 건 이유가 있다고. 부모는 자기 아이의 늙은 얼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신이 미리 한 번 보여주는 거라고.


농담처럼 들렸지만, 나는 그 말을 쉽게 흘려보내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서로의 일부만 본다.


아이는 부모의 젊은 날을 보지 못한다. 사진 속에서만, 혹은 흐릿한 필름 한 조각 안에서만,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그 사람을 가늠할 뿐이다. 반대로 부모는 아이의 노년을 보지 못한다. 걸음이 느려지고, 등이 굽고, 손등에 검버섯이 피어나는 그 얼굴을. 시간이 부모와 자식 사이를 그렇게 엇갈리게 설계해 놓았다.


그러니까 그 주름은 일종의 배려일지도 모른다.

네가 볼 수 없을 테니, 내가 미리 한 번 보여줄게.

이 아이가 언젠가 갖게 될 얼굴을.

오래 살고, 많이 웃고, 때로는 많이 울어서 생겨날 그 선들을.


나는 그 작고 쭈굴쭈굴한 얼굴을 한참 들여다봤다.


어떤 선이 웃음에서 오고, 어떤 선이 슬픔에서 올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것이든 — 그게 이 아이가 살아갈 시간의 흔적이 될 것이라는 건 알았다. 부모인 나는 그 시간의 대부분을 함께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순서이고, 슬프지만 옳은 일이다.


아기는 눈을 감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보지 않은 눈으로,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나는 그 얼굴에서 미래를 읽으려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지금 이 얼굴을 오래 기억하기로 했다. 이 주름들이 펴지기 전에. 이 아이가 아직 나의 시간 안에 있는 동안.


세상의 모든 아기는 늙은 얼굴로 태어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부모는, 그 얼굴이 다시 늙어가는 것을 끝까지 보지 못한다.

그 사이의 시간이 우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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