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골목에는 고양이가 살고 있었다. 회색과 하얀색이 섞인 고양이였다.
누군가 길러던 고양이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길을 고향으로 삼던 고양이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모든 이웃이 그 고양이를 알고 있었다.
한 남자가 매일 그 골목을 지나갔다. 오전 10시 정도면 항상 그곳을 통과했다. 고양이는 돌 위에 누워있었다. 때로는 눈을 뜨고, 때로는 감고 있었다. 남자는 매번 고양이를 보고 지나갔다. 아무 말도 걸지 않았다. 그저 봤을 뿐이다.
어느 날, 고양이가 없었다. 남자는 골목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 고양이가 있어야 할 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남자는 주변을 둘러봤다. 혹시 다른 곳에 있을까.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고양이는 없었다.
남자는 골목을 지나면서 자꾸만 그 빈 자리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햇빛만 있었다. 뜨거운 햇빛.
일주일이 지났다. 남자는 여전히 같은 시간에 골목을 지나갔다.
하지만 고양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혹시 죽었을까.
혹은 다른 곳으로 갔을까.
이사를 다닌 사람처럼, 아무 인사 없이.
어느 날 오후, 남자가 다른 길로 가다가 골목 입구를 마주쳤다. 그곳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손에는 고양이 먹이통이 들려있었다.
여자는 그 여물통을 돌 위에 놔뒀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미안해. 너를 잃어버렸어."
남자는 그 장면을 봤지만, 여자는 남자를 보지 못했다.
그 이후로도 남자는 같은 시간에 골목을 지나갔다. 하지만 고양이는 여전히 없었다. 대신 여물통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때로는 음식이 담겨있고, 때로는 비어있었다.
두 달이 지난 후, 봄이 왔다. 골목에는 풀이 나기 시작했다. 여물통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채우지 않았다. 녹이 슬기 시작했다.
여름이 왔을 때, 한 아이가 그 여물통을 발로 찼다. 금속음이 울렸다. 여물통은 굴러갔다. 아이는 고양이가 나올 줄 알고 주변을 봤다. 하지만 나타난 것은 고양이가 아니었다. 그냥 바람이 빈 여물통을 흔들어놨을 뿐이다.
가을이 되자 누군가 여물통을 치워갔다.
아마 청소를 하던 누군가였을 것이다.
그것은 쓰레기 같아 보였을 테니까.
남자는 여전히 같은 시간에 골목을 지나갔다. 이제 돌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돌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여전히 남자의 눈에 들어왔다.
마치 그곳에만 다른 빛이 있는 것처럼.
겨울이 되었다. 골목에는 눈이 소복이 내렸다. 그 돌 위에도. 남자는 멈춰서 그것을 봤다.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돌. 고양이가 없어도, 여물통이 없어도, 그 자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봄이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