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놀이터 옆 광장에서 자전거를 배우는 아이를 봤다. 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아빠가 뒤에서 안장을 잡고 있었다.
"무섭지 않아. 아빠가 잡고 있어."
나는 벤치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봤다. 옆에는 두 살 된 내 아들이 킥보드를 끌고 놀고 있었다. 아직 제대로 타지도 못하면서, 그냥 끌고 다니는 게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언젠가 저 아이처럼 자전거를 배우겠지. 나는 생각했다. 지금은 상상이 잘 안 되지만, 그 시간은 올 것이다.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를 사달라고 조르고, 또 어느 날 보조바퀴를 떼달라고 할 것이다.
그때 나는 뭐라고 말해줄까.
나는 여덟 살 때 자전거를 배웠다. 단지 주차장에서였다.
주말 오후, 차들이 별로 없는 시간. 하지만 아빠가 가르쳐준 건 아니었다. 친구들과 함께였다.
동네 형이 한 명 있었다. 이미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아이였다. 그 형과 같은 반 친구 둘, 그리고 나. 우리는 각자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모두 보조바퀴가 없는 자전거였다.
"그냥 페달 밟으면 돼."
형이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우리는 번갈아가며 시도했다. 올라타고, 페달을 밟고, 넘어졌다. 다시 올라타고, 페달을 밟고, 또 넘어졌다. 무릎이 까지고, 손바닥이 까졌다. 하지만 계속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비슷한 시간에 탈 수 있게 되었다.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어제까지 넘어지기만 하던 자전거가, 갑자기 내 몸의 일부처럼 움직였다. 균형을 잡는 감각. 그건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몸이 기억한 것이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았다. 넷이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저녁 햇살이 따뜻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두 같은 걸 느끼고 있었다. 뭔가 해냈다는 것. 혼자 힘으로.
광장의 아이는 여전히 연습 중이었다. 아빠는 땀을 흘리며 뛰어서 따라가고 있었다. 정성스럽고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나는 내 아들을 봤다. 저 작은 아이가 언젠가 자전거를 배울 것이다. 그때 나는 저 아빠처럼 뒤에서 안장을 잡아줄까.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넘어지고 일어서며 배우게 할까.
잘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른다. 처음엔 내가 잡아주다가, 어느 순간 친구들과 함께 달리게 될 것이다. 그게 자연스러운 순서인지도.
중요한 건, 결국 아이 스스로 균형을 찾는다는 것이다. 누가 옆에 있든, 없든. 자전거를 탄다는 건 스스로 균형을 잡는 법을 배우는 일이니까.
내 아들은 미끄럼틀로 뛰어갔다. 계단을 올라간다. 한 계단, 한 계단. 넘어질 뻔하다가 손으로 짚고 다시 올라간다. 나는 지켜본다. 도와주고 싶지만, 참는다. 혼자 할 수 있으니까.
해가 기울고 있었다. 광장의 아이는 이제 제법 멀리까지 갔다. 아빠의 손이 살짝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곧 완전히 놓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혼자 달리게 될 것이다.
그 시간이 올 것이다. 내 아들에게도.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
나는 그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