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찾는 것들

by 생각의정원

우리는 무엇을 찾으며 살아가는 걸까?


어린 시절, 나는 보물찾기를 좋아했다. 정원 어딘가에 숨겨진 구슬을 찾고, 책 사이에 끼워둔 쪽지를 발견하는 일. 찾는 과정이 즐거웠다. 발견하는 순간의 기쁨도 좋았지만, 사실 더 좋았던 것은 찾아 헤매는 그 시간 자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도 그렇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는다. 꿈, 사랑, 의미, 행복. 그것들이 어디 있는지 모른 채 계속 걷는다.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잘못된 곳을 파헤친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스물다섯 살 여름, 나는 길을 잃었다. 문자 그대로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잃었다는 의미에서. 모두가 어디론가 향해 가는 것 같았다. 빠른 속도로, 확신에 차서. 나만 제자리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날 밤, 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을 봤다.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수천 년 전의 빛이 지금 내 눈에 닿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 별들도 지금은 이미 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빛은 여전히 여행 중이다. 우주를 가로질러, 시간을 뚫고, 지금 여기 도착했다.


그때 깨달았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단지 새로운 길을 발견할 기회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가 찾는 것들은 처음부터 정해진 장소에 있지 않다. 그것들은 우리가 걸어가는 동안 만들어진다.

친구가 물었다. "행복이 뭘까?" 나는 답했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야. 행복은 걷는 방식이야."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나는 확신했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만, 사실 행복은 이미 그 과정 속에 있다.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올 때. 친구와 나눈 짧은 농담에 웃을 때. 좋아하는 노래가 우연히 흘러나올 때.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실 때. 이런 순간들이 행복이다. 거창하지 않다. 극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진짜다.


우리는 자꾸 멀리 있는 것을 찾으려 한다. 큰 성공, 완벽한 사랑, 확실한 의미. 하지만 진짜 소중한 것들은 대부분 가까이 있다. 너무 가까워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마치 안경을 쓰고 안경을 찾는 것처럼.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단다. 정상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정상에 서면 알게 돼. 중요했던 건 오르는 과정이었다는 걸. 땀 흘리며 한 걸음씩 내딛던 그 순간들이 전부였다는 걸."

어머니는 이미 인생의 많은 산을 넘으신 분이었다. 그 말씀이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알게 됐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순간, 그 기쁨은 생각보다 짧다. 하지만 그것을 향해 가던 날들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비 오는 날, 창밖을 본다.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걷는다. 누군가는 빠르게 뛰고, 누군가는 천천히 걷는다. 비를 피하려는 사람도 있고, 비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같은 비, 같은 거리, 하지만 각자 다른 경험을 한다.


인생도 그렇다. 우리 모두 같은 시간을 산다.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하지만 어떻게 경험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 조급하게 지나칠 수도, 천천히 음미할 수도 있다. 불평하며 보낼 수도, 감사하며 보낼 수도 있다.


젊은 시절, 나는 모든 답을 알고 싶었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확실한 답을 찾으면 불안이 사라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며 깨달았다. 답을 아는 것보다 질문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모든 것이 확실할 필요는 없다. 모든 길이 명확할 필요도 없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한 걸음 내딛는 용기. 답을 모르면서도 질문을 계속하는 호기심. 그것이 우리를 살아 있게 한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평생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찾는 과정 자체가 이미 의미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보물찾기처럼, 중요한 것은 보물 그 자체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햇살 아래 정원을 뛰어다니던 그 순간, 다음 단서를 발견했을 때의 설렘, 함께 찾던 친구들과의 웃음이었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우리가 찾는 것들 - 성공, 사랑, 의미, 행복 - 그것들은 어쩌면 찾는 과정 속에 이미 존재한다. 우리가 땀 흘리며 걷는 매 순간 속에, 넘어지고 일어서는 매번 속에, 누군가와 손잡고 가는 그 순간 속에.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자. 아직 찾지 못했다고 불안해하지 말자. 길을 잃었다고 좌절하지 말자. 우리는 이미 여행 중이다. 그리고 그 여행 자체가, 우리가 찾던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


해가 진다. 하루가 끝나간다. 오늘은 무엇을 찾았는가? 어쩌면 아무것도 찾지 못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내일 또 찾으면 된다. 모레도, 그 다음 날도. 찾는 일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살아 있다.


그리고 언젠가, 아주 먼 훗날, 우리는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평생 찾던 것이 사실은 항상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을. 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 속에,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 속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우리 자신의 발걸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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