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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잭 슈렉 Jul 14. 2024

[독서일기]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ㅣ 김민정 ㅣ 작가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뻔한 전개지만 안 보려야 안 볼 수 없는 평일 9시 뉴스 직전 드라마. 분명 예전에 본 것 같은데 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또 방송하고 있는 주말연속극. 시작은 화려했으나 말도 안 되는 결말과 흐름으로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게 만드는 각종 미니시리즈. 김치 귀싸대기 이후 온갖 음식들로 귀싸대기 후려치기 경쟁을 하는 아침 드라마까지. 드라마 공화국이다. 


전 세계에서 일주일에 두 편의 드라마를 방영하는 국가는 손에 꼽을 수준이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시스템을 갖춘 일본도 일주일에 꼴랑 한편뿐. 그런데 우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회차에 25분 시트콤을 무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송하는 극악무도한 시스템을 자랑하던 시절도 있었다. 


나름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지닌 한국 드라마가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애플TV 등의 OTT의 인기도 한몫을 더했다. 솔직히 제작발표회 기사를 보면서 헛움음 쳤던 <오징어 게임>이 역대 전 세계 누적 시청 시간 1위 - 그것도 2위와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는 1위! -라는 사실은 뚜껑 열어봐야 안다는 격언을 실로 살 떨리게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저자는 바로 그때부터 화려한 날개를 단 한국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러 매체에 기고한 당시의 글을 일부러 일절 수정 없이 고스란히 담았다. 그래서 종종 유사한 패턴의 흐름과 소개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가 닮아 있어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각 주제별로 어떤 의미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만큼은 몹시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어 쉽게 읽힌다. 


다만 애청자의 시선 그리고 그보다 조금 관심을 더 갖는 덕후의 시선 이상도 이하도 아닌 느낌의 진단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자 여운이 없는 허전함을 동반한다. 과연 어떤 것이 본질인지 의문문의 진단명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두루뭉술하게 흘러버리는 맥락의 마침표는 그것으로 끝나버린다. 


소위 말하는 국뽕에 감염된 키워드 K 드라마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여러 이슈에 대해 궁금한 이라면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책 자세히 보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09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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