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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잭 슈렉 Nov 27. 2024

[독서일기] 재앙의 지리학 ㅣ 로리 파슨스 ㅣ 추선영

재앙의 지리학 ㅣ 로리 파슨스 ㅣ 추선영 ㅣ 오월의봄

지구온난화, 탄소 배출 등 급변하는 자연환경에 따른 인류의 걱정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빛 좋은 개 살구 마냥 외쳐대기만 급급했지 현실적인 대안, 실천안, 계획은 밀접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만 같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지만, 개개인의 실천은 미비하기만 하다. 기업과 국가적 실행도 마찬가지다. 여지없이 제품은 늘 과대포장 속으로 숨고, 오랜 보관을 위한 강행군도 아끼지 않는다. 지구의 대부분의 국가가 자본주의의 형태를 띤 이상, 소비를 조장하는 보이지 않는 마력에 모든 사람들이 체면에 빠져있다. 그렇다고 소비하지 않을 수도 없지 않은가. 


충격적인 표지로 시선을 잡아끈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경험하면서 체득한 사실과 의견을 신랄하게 들려준다. 수치상으론 탄소 배출을 줄였으나 OEM을 통한 제조법으로 그 어느 국가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강대국들의 치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과 음식, 물품들이 어느 곳에서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보여준다. 



바닷속에 빼곡히 들어찬 쓰레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선진국의 탈을 쓴 강대국의 압박과 능청스러운 편법이 난무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낮은 임금을 받고, 그 와중에 빚까지 떠안은 채 평생을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만 하다 죽어가는 노동자를 우리는 모른 체 살아간다. 매장에서 구입하고 클릭으로 구입한 제품들에 그들의 피땀은 교묘하게 감춰진다. 


일상적인 소비에 그 모든 책임과 죄책감을 담아 소비 자체를 멈출 수는 없겠지만, 무분별한 소비를 부추기는 시스템의 행태는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지루할 만큼 뻔한 공식인 '싸고 좋은 것은 없다'라는 전제가 온라인 쇼핑이라는 경계를 허무는 패러다임 속에서 실현 가능토록 마법으로 완성된 것은 소위 '가진 자'들의 치밀한 계산을 뿌리에 두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행태가 기후라는 궁극의 지점에 미치는 영향에 그들은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오죽하면 책의 부제가 '기후 붕괴를 수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실체'일까! 무거운 주제와 내용이 담겨 있기에 페이지 넘기는 게 결코 쉽지 않으 이 책을 단 한 줄로 요악하는 명료한 부제가 아닐 수 없다. 


'탄소 식민주의를 부추기는 여섯 가지 신화'라는 이름으로 마무리되는 이 책의 에필로그는 부제와 더불어 이 책의 ㅁ모든 것들을 함축하는 영역이다. 그 신화가 과연 누구에 의해 쓰였고, 누구를 위해 이뤄지고 있으며, 누군가의 역사 속에서 굳건하게 자리 잡을지, 고민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책 자세히 보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154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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