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ㅣ 배순탁 ㅣ 김영사
제목도 제목이지만, 책 아래 쓰인 부제가 매력적이다. '이것은 음악평론이 아니다' 저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제목도 매력적이다. 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결국 삶의 전부가 되는 사람인 걸 나는 잘 안다. 물론, 저자 역시도 잘 알 것이다. 아무리 게임이니 축구니 언급을 해도, 음악은 저자에게 그리고 내게 산소이자 물이다. 뭐 저자에겐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겐 그렇다.
구구절절 평론의 언어를 담은 책이라면 고르지 않았을지 모른다. 아니, 솔직히 저자 이름만 보고도 읽을 가치가 있다. 송골매를 좋아하고 배철수를 흠모한다. 물론,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몹시 애정한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익히 보아온 저자의 행실 역시 좋아한다. 수수한 외모(미안해요 저자님)와 순박한 화술, 하지만 동시에 날카롭고 선명한 그의 표현이 매력적이다.
그렇다. 이 책은 그가 그간 쓴 책들과 달리 음악을 소재로 펴 낸 최초의 산문집이다. 이는 즉 시시콜콜한 음악 이야기만 한 보따리 풀어 놓음이 아닌 '음악'이란 소재를 중심으로 저자의 인생과 태도를 접할 수 있는 책이란 말이다. 좋다. 이런 거 정말 좋다. 책을 읽으면서 덧붙여진 추천사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지만, 작사가 김이나의 말처럼 책을 읽던 도중 추천사를 쓸 나름의 이유가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느껴졌다. 밤이 길어 좋은 한겨울, 눈 내리는 자정의 시각... 술과 음악을 곁에 두고 밤새 음악 좋아하는 아는 형네 자취 집에 초대받은 느낌이다. 물론, 그런 초대를 받는다면 술과 안주는 내가 직접 사갖고 갈 요량이다. 진심이다.
책에는 시대와 장르, 국경을 불문하고 다양한 음악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초점은 비단 뮤지션과 앨범, 곡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포함하여 음악을 공통분모로 두는 다양한 분야로 펼쳐진다. 더욱이 관련된 오해와 객관적으로 잘못된 부분들도 지적해 준다. 이것은 수필이기도 하고 사전 같기도 하며 참고서의 냄새도 난다. 얼마 전 쓴 원고에 눈곱만 한 실수가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래서 공부에는 끝이 없는 법이다.
다루는 다양한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다. 본문을 지나 별책부록처럼 저자가 토로하는 여러 주제들이 대략 십여 꼭지 담겨있는 부분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저자 말대로 좋은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또 그저 읽기만 함이 아닌 꾸준히 쓰는 루틴을 갖춰야 한다. 이건 불문율이다. 유일한 방식이고 가장 최선의 지름길이다. 이번에도 나는 저자를 통해 그 온전한 가치를 배우고 따르기로 한다. 고맙다.
끝으로 표지의 일러스트가 저자의 모든 것을 압축한 느낌이다. 매력적이다. 나보다 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형님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상 2살 차이라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더 즐거운 글쓰기뿐만 아니라 더 정확하고 더 적극적인 글쓰기를 채찍질해주는 당근과도 같은 책이다. 다시 한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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