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비스 디자인 ㅣ 루 다운 ㅣ 윤효원 ㅣ 유엑스리뷰
이 세상에 디자인되지 않은 것은 그 어느 것도 없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디자인이 되었다는 것은 필요에 의해 어떤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뜻한다. 비록 그것이 성공 또는 실패의 결과에 이르렀다 한들, 디자인되었음은 최소한 누군가는 그것을 이용했고 또 누렸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 같다.
좋은 디자인이란 해당 제품이 갖고 있는 정확한 목적성을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을 뜻한다. 최초의 디자인 이후 그 모양이 거의 바뀌지 않은 클래식 디자인으로 손꼽을 수 있는 옷핀의 경우 아무리 세련되게 만들었다 해도 옷핀으로서의 용도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수밖에 없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옷걸이, 의자, 휴대폰, 카메라, 휠체어, 신발, 머리빗, 샴푸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디자인된 제품은 저마다 최적의 활용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여기, 서비스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비스 역시 디자인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주먹구구식으로 그때그때 땜빵질이나 하는 서비스라면 아마 오래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터. 물론, 아직도 그런 서비스가 일부 남아 있긴 하다.
우린 일상생활에서 여러 도구를 사용한다. 이는 동시에 해당 제품이 우리에게 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수십 개의 앱을 사용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주문을 하고, 배송을 받고, 리뷰를 쓴다. 많은 사용자들이 매끄럽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불편한 부분들이 빠르게 대처되고 해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가장 좋은 서비스일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말되 실패를 감추지 않되, 실패 또는 실수가 일어났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성공 또는 말끔한 해결을 향해 나갈 수 있음이 바로 좋은 서비스가 아닐까.
이 책에서는 이러한 좋은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15가지 법칙 아래 자세하게 서술된다. 흡사 비슷하고 닮은 내용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으나 자세히 읽다 보면 그 결이 확연히 다르다. 그만큼 우리는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또 그런 서비스를 통해 만족감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간다. 더욱이 아날로그 시대 1대1의 대면과 해결에 지나지 않던 서비스는 이제 다수대1 또는 1대 다수의 형태로 확장된다. 좋은 플랫폼 또는 매뉴얼의 설정은 손쉬운 서비스 대안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효용성 면에서 뛰어남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는 시스템은 미비하기 그지없다. 개선의 속도는 한없이 더디고, 개선의 폭 역시 한없이 좁다. 책에서도 잠시 언급되는 작품이고, 책을 중간 정도 읽었을 때 머릿속에 당장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다. 바로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다. 오랜 시간 목수로 자신의 역할을 해온 주인공은 어느 날 건강의 이유로 일을 손에서 놓는다.
이후 연금 수령 및 재취업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그를 맞이하는 시스템마다 기준과 잣대의 온도차가 너무나도 다르다. 어디에 맞춰야 할지 여러 차례 고생을 한 뒤 주인공은 포기에 이른다. 동시에 그 앞에 나타난 미혼모는 그보다 더 절실한 현실을 대신해서 보여준다. 물론, 시스템의 모든 제도가 사회적 약자만을 위해 초점을 둘 수는 없겠지만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담한 현실의 높은 벽은 영화를 통해 가감 없이 설명된다.
15개로 구분된 서비스의 법칙을 한 줄로 표현해 본다. 물론, 조금 긴 한 줄이다.
좋은 서비스란, 찾기 쉽고 목적을 분명히 두며 친숙한 방식으로 최소한의 단계를 통해 사진 저식 없이도 사용할 수 있고 일관된 내용과 막힘없는 진행 그리고 누구나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결정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고 또한 이를 이용함에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충분히 얻고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는 영역에서도 결코 어렵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자, 만들어 보자. 개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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