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 )ㅣ 김병수 ㅣ 휴머니스트출판그
전 세계 왼손잡이의 비율은 약 10%에 이른다. 물론, 왼손잡이 전용 가위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위는 오른손잡이 용이 지배적이다. 세상은 대다수의 이용자에게 모든 것이 맞춰져있다. 하물며 키가 평균보다 작은 이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키가 아주 큰 이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제약이 평균보다 작은 사람에 비해 훨씬 더 크다. 남자의 경우 소변기가 그렇다. 학창 시절 키가 193cm였던 친구가 말하길, 공중화장실 변기가 너무 낮아 생각보다 소변보는 일이 많이 불편하다고 한 게 기억이 난다.
하물며 키가 크고 작고, 오른손과 왼손잡이도 이 모양인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할까. 전체의 10%인 왼손잡이를 위한 제품도 협소한 마당에 특정 질환의 장애인을 위한 제품 또는 서비스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여전히 세상은 자본주의 논리로 운영되고 사람들은 보편적 복지와 혜택을 암묵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 가장 무서운 사례 중 하나로 휠체어의 승하차가 편리하도록 설계된 도심의 저상버스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상버스에 휠체어가 타고 내리는 걸 목격한 적이 없다. 오늘날, 휠체어를 이용하는 누군가가 과연 저상버스에 마음껏 승하차하며 일상을 누릴 수 있기나 한 걸까?
이 책은 기준점, 숨겨진, 참여, 공통점, 선택권과 자유의지 등 5개의 주제로 '차별 없는 디자인 사고 법'을 말한다. 평생을 앉아서만 생활하는 이를 시작으로 손이 불편하거나 앞을 못 보거나 말을 못 하는 등의 특징별 장애에 따른 일상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모한다. 아주 오래전 기사로 기억난다. 휠체어를 타고 환승 두 번을 포함하여 예닐곱 정거장의 지하철역을 이동하는 데 꼬박 1시간이 걸렸었다. 물론 온몸에 진은 다 빠졌고, 엉덩이까지 땀으로 흠뻑 젖는 건 불편한 덤이었고 말이다.
세상 모든 관점을 정상의 시선으로 보고 계획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동시에 형태별 장애를 지닌 모두까지 품을 수도 없다. 평범한 성인 눈높이에 있는 키오스크는 휠체어를 탄 이에게 불편한 상대지만, 적극적으로 곁에서 돕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의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겠다.
책에는 여러 기발한 아이디어와 의견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킨 사례들이 나열된다. 기적과 같은 일들이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적잖은 예산이 들은 책 속에 존재하는 일들이 과연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시의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비단, 나 하나만의 문제로 끝나지는 않겠지만 그야말로 집단 지성과 다수의 사회 구성원의 함의와 동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멋진 디자인,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외받고 힘들어하는 이들도 품는 결말을 바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돕고 함께 나아갈 바를 도모하는 조금 덜 불편한 몸을 지닌 이들의 능동적 자세일 것이다.
책 제목에 적잖은 영역으로 펼쳐진 괄호 기호 속에 그 모든 바르고 착한 예쁜 마음이 빼곡하게 채워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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