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즈 레이나 ㅣ 이정미 ㅣ 모두의 도감
영화 <노팅힐>에서 이혼남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는 여행 서적 전문 서점을 운영한다. 그냥 서점도 망하는 판국에 여행 서적만 전문으로 취급하다니... 그때 알았다. 아! 영국은 그래도 우리보단 확실히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사대주의에 찌든 생각은 절대 아니었다. 이미 어릴 적 드나들던 동네 서점과 헌책방이 1년이 멀다 하고 차례대로 망하는 걸 보면서 느낀 나름의 애절함이었다.
도서관 앱에서 책을 고르던 중 눈에 띄는 제목이었다. 마치 <노팅힐>을 관람한 이후 누군가 이런 책을 만들기를 바랐다고 하면 너무 과욕일까. 더욱이 이건 그냥 서점을 설명하는 텍스트 위주의 책도 아니다. 예쁜 삽화와 서점별 10장이 훌쩍 넘는 자세한 사진까지 첨부하면서 마치 그곳을 잠깐이나마 다녀온 것만 같다. 구석구석 얼마나 자세한지 진짜 그 서점에 있는 기분이다. 아... 가고 싶다. 굳이 영국까지가 아니더라도... 답답한 사무실에서 나가 이 화창한 봄날의 햇살이 내리쬐는 거리를 따라 걷다 어느 서점이라도 들어가고 싶다.
더욱이 정말 재미있었던 부분은 각 서점마다 고유의 특징이 남달랐다는 점이다. 성소수자를 위한 서점, 아이들을 위한 서점, 고서를 위한 서점, 새 책과 헌책을 동시에 취급하는 서점, 카페를 곁들인 서점, 식물원에 있는 서점, 독립출판을 위한 서점 등 정말이지 골라 보는 재미가 가득 차다.
일본이 영국을 워낙 애정해서 저자도 일본인이다. 내 취향의 영역을 넘어서서 이런 종류의 책은 정말 대환영이다. 책을 더 많이 읽게 하기 위해 부가세를 없애거나,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도 안 되는 슬로건을 만드는 꼬락서니에 혀가 차지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개성 넘치고 활력 넘치는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는 서점들이 많이 생기겠지, 싶다. 아니, 이미 많은 줄도 모른다.
가난한 주머니라 서점 대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고 있지만, 도둑 읽기라 하더라도 서점을 더 많이 다녀야겠다. 암.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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