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vs. 열린 광장
며칠 전에 쓴 "美中 AI전쟁 본방사수 각"이라는 글에서 AI 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쟁을 다뤘습니다.
✅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천억 달러를 투자하며 AI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
✅ 중국의 DeepSeek 돌풍
– 중국의 신생 AI 기업이 독자적인 AI 모델을 내놓으며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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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단순한 기술 싸움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안보, 국제 질서를 좌우하는 핵심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죠. 많은 언론에서 "미국 vs 중국"의 기술 싸움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DeepSeek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다!" 또는 "앞섰다"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 경쟁의 본질은 생각보다 훨씬 더 흥미롭습니다.
최근 Meta의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Yann LeCun)이 다른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이것은 중국 vs 미국의 승부가 아닙니다. 오픈소스가 독점 모델을 이긴 겁니다.
즉, DeepSeek의 성공은 단순한 국가 간 경쟁에서가 아닌 '개방성(Open Source)'이 '폐쇄성(Closed AI)'을 이긴 사례라는 것입니다.
>> 얀 르쿤 계정 보러가기<<
DeepSeek은 과연 어떻게 강력한 AI 모델을 만들었고, 오픈소스는 왜 AI 혁신의 핵심이 되고 있는 걸까요?
90년대 컴퓨터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윈도우는 돈 주고 사야 했지만, 리눅스는 무료로 공개되어 있었죠. 딥시크의 성공 비결도 이와 유사합니다.
딥시크(딥식; deepseek)가 단기간에 ChatGPT와 맞먹는 성능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 정부의 지원 때문도, 독자적인 연구 때문도 아닙니다.
딥시크는 AI 연구의 상당 부분을 기존의 오픈소스 연구에서 가져와 발전시켰습니다.
Meta가 무료로 누구에게나 공개한 PyTorch (AI개발도구).
Hugging Face의 Transformers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모델 추론을 수행.
Mixture of Experts (MoE)와 같이 전세계 연구자들이 공유한 다양한 AI 기술.
더 놀라운 점은 딥시크(DeepSeek)도 연구 결과를 다시 오픈소스로 공개했다는 사실입니다. (open-r1 프로젝트(https://github.com/huggingface/open-r1)에서 DeepSeek R1 모델을 불과 며칠 만에 완벽히 재현)
딥시크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를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비용 절감 – 기존 독점 모델보다 훨씬 적은 비용(1,200만 달러)으로 경쟁력을 확보
✔ 빠른 모델 개선 –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통해 빠른 업데이트 가능
✔ 공개된 연구 결과 – 학습 방법, 실험 결과, 모델 파라미터까지 공유
쉽게 설명하자면,
마치 요리 레시피를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AI 기술도 서로 공유하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AI세계는 크게 두 흐름으로 나뉘어 있어요.
자신들의 AI 기술을 철저히 감추는 그룹이 여기 속해요. 챗GPT로 유명한 OpenAI가 대표주자라 할 수 있죠. 초기에는 오픈소스를 지향했지만, 지금은 GPT-4 이후 모델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거든요. 요리에 빗대자면 비밀 레시피를 절대 공개하지 않는 레스토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을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하는 그룹입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Meta는 Llama 모델을 공개하며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확장했어요. DeepSeek 역시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글로벌 연구자들이 활용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레시피를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아 발전을 도모하는 식당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비밀의 문 뒤에서 혼자 연구하는 것보다 열린 광장에서 수천 수만명이 함께 고민하는 게 더 빠른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거죠.
(누가 그랬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AI는 사공이 많을수록 좋아 보이네요.)
비밀로 지키면 기술이 유지되고 독점하여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잖아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폐쇄적 AI’가 아니라 ‘개방형 AI’가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DeepSeek가 단기간에 GPT-4급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오픈소스 덕이죠.
앞으로 AI 경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픈소스 생태계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폐쇄적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 이제 승부는 기술력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공유하고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DeepSeek의 성공은 한 국가가 만든 것이 아니라, 열린 협력과 지식 공유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 이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지식을 독점하는 자가 아니라, 드러내고 나누는 자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참 궁금합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 소스를 가진 식당이 이기게 될까요, 아니면 비법 소스마저 소셜에 공개하는 식당이 이기게 될까요?
비밀의 문 뒤에서 혼자 연구하게 될까요, 아니면 열린 광장에서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게 될까요?
여러분은 어떤 쪽을 선호하시나요? 댓글로 의견을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