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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종원 Jun 07. 2020

겨울나비. 15  OX

퇴출 명단 작성







은행에서 꾼 돈을 연장하는 데 고금리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했다며 경리 P 부장은

"오늘은 또 어찌 될지, 자포자기입니다."

재개 발부에서 업무 처리에 제 몫 이상 하는 Y 대리는

"2월에 분양할 지역인데 지금 시유지를 계약이라도 해야 합니다. 최악에는 조합과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대책이 없어요.”

거의 6개월 동안 땀 흘려서 겨우 시유지를 살 수 있기까지 이 대리의 노력이 대단했다. 문제는 돈을 꿀 곳이 없고 연장하기도 경리부는 숨 가쁘다.

조합에서는 이주비에 대한 금리는 애초 계약대로 13.5%만 고집한다.

회사는 그 이상으로 꿔오니 단순 산술만으로도 차이만큼 적자가 뻔하다.

나라의 정치 상황과 경제가 맞물려 이건 천재지변이다. 주택 사업은 절망이다.

하도급 공사를 평당 175만 원에 한 달 전에 계약했던 협력업자는 땅 파기에 앞서 35%를 올려달라 한다.

돈으로 따지면 차액이 22억이다. 그 사업장에 회사 이익은 금융 이자 13.5% 기준 시에 6억이 이익이 있다고 나왔었다. 이제 이익이고 뭐고가 없다. 적자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문제이다.

지방 사업은 1,000세대 분양에 20여 세대만 분양된다. 일반 분양자들에게 분양해 준 기존 계약분을 해약해서 위약금을 주고 공사를 중단할 판이다.

회사는 사전 투자를 하는 수주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땅이 원료인 건설 회사가 단 한 평도 안 산다. 재개 발부 직원 18명이 있으나 사실 그들 중에 3분지 2는 할 일이 없다. 남은 인원을 떠나보내도 일은 된다.


떠날 자의 존재는 늘 가볍다. 깃털처럼 가볍다.

직원들 이름에 나는 OX 표시를 한다.

남을 자와 떠날 자의 표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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