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카피 수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규영 Dec 18. 2023

카피수집<24> 그 사람은 예스맨인가요

산토리, 미츠비시 UFJ 모건-스탠리 PB증권

1. 산토리 캔맥주 (1982)


カンビールの空きカンと
破れた恋は、
お近くの屑かごへ。

캔맥주의 빈 캔과
깨져버린 사랑은
가까운 쓰레기통에.



지금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카피이지만, 일본 광고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광고의 가치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당시의 시장상황을 봐야 합니다.


이 광고가 나오던 1980년대 초, 일본 맥주시장은 병맥주 중심이었습니다. 산토리는 캔맥주를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로 소구 했습니다. 일본인이 아닌, 서양인들을 모델로 내세웠고, 캔맥주를 둘러싼 도시적 삶의 단편을 쿨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카피도 그중 하나입니다.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캔맥주 위주로 소비패턴이 변하기 시작했고 결국, 일본 맥주시장의 흐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광고는 시대를 초월한 결과물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경제적 맥락에서 봐야 정확히 그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2. 미츠비시 UFJ 모건-스탠리 PB증권


心から信頼している人を思い浮かべてください。
その人は、
「イエスマン」ですか。

진심으로 신뢰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그 사람은
 ‘예스맨’인가요?



학생 때 배운 공자님 말씀 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良藥苦口而利於病
忠言逆於耳利於行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좋고,
충직한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도움이 된다.


공자가 살았던 2,6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 생각에 대한 반대가 고까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힘의 관계에서 아래에 있는 사람이 반대를 할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걸 대놓고 티를 내거나 화를 내니까 주변에 <예스맨>만 바글거리는 것은, 많은 조직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입니다. 예스맨만 가까이하는 리더에게 <NO>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귀합니다.

그나저나, 옆 나라 증권회사의 광고를 보는데, 우리나라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3. 산토리 신문광고 (2006)


星の数ほど人がいて、
今夜あなたと飲んでいる。

별의 수만큼 사람이 있고
오늘 밤 당신과 마시고 있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입니까. 어마어마한 확률을 뚫고 태어난 두 사람이, 별의 수만큼 많은 사람들 가운데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확률은 얼마나 작을까요.


별의 수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일본의 광고 카피를 소개하는 제 글을 만날 확률은 또 얼마나 작을까요. 기적처럼 저의 글을 읽어주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카피수집<23> 인생에는 지도도 네비도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