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수집<23> 인생에는 지도도 네비도 없다.

칸포생명 외

1. 칸포생명

人生には地図もナビもない。
だから、夢が必要だ。

인생에는 지도도 네비도 없어.
그래서, 꿈이 필요한 거야.

'인생은 꿈 투성이'(人生は夢だらけ)라는 메인카피로 잘 알려진 칸포생명의 2016년 인쇄광고입니다. 꿈이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지도도 네비도 없이 막막할 때,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별이나 등대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쳐 생각해보지 못한 꿈의 사용법에 무릎을 치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꿈이 일러주는 방향대로 잘 가고 있는 걸까요.

2. 라이프테이블 

 

あなたが 死んでからじゃ、
家族のケンカは 止められない。
- 相続初級講座 -

당신이 죽고 난 다음엔
가족의 싸움을 말릴 수 없다
- 상속초급강좌 -

우연히 발견한 이 작은 신문광고의 카피를 보고 빵 터졌습니다. 보통 상속에 대한 강좌라고 하면 절세를 먼저 떠올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카피는 더 본원적인 문제로 들어갑니다. 절세는 상속을 받는 입장에서 더 중요할 것입니다. 상속을 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후 벌어질 가족의 갈등과 파탄이 더 걱정일 것입니다. 그 인사이트를 건드린 카피가 정말 마음에 와닿습니다. 2014년 TCC 카피연감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카피를 읽다 보면 제 상황이 다행이라고 느껴집니다. 가족이 싸움 날 정도의 유산을 물려받지도 못했고, 물려주지도 못할 것 같으니까요. 

3. earth music & ecology 

- 夢をかなえるには人生は短い
- あきらめるには人生は長すぎる

- 꿈을 이루기에 인생은 짧아.
- 포기하기에는 너무 길지.

패션브랜드 earth music & ecology의 2012년 TV광고입니다. 부둣가에서 한 소녀가 세 명의 북유럽인들과 포커를 치면서 선문답을 주고받습니다. 일본의 한 CM사이트는, 포커에 질 것 같은 소녀가 일부러 자신의 패를 슬쩍 상대에게 보여주며 상대방의 카드를 보고 흥정을 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합니다. (음... 이 해설을 읽으니 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네요...)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주인공 미야자키 아오이(宮﨑 あおい)의 귀여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낯선 배경, 낯선 등장인물, 그리고 맥락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주는 독특한 분위기만으로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선문답을 통해 전해지는 인생에 대한 인사이트가 기억에 오래 남는 광고였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모두, 꿈을 포기하기에는 긴 인생을 살고 있는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