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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영 Aug 21. 2023

카피수집(15) 돌아오는 당신이 최고의 선물

JR東海 크리스마스 익스프레스

이번 주는 버블경제 시대의 대표적 캠페인 중 하나인 JR東海(토카이)의 크리스마스 익스프레스 TV광고 카피를 소개합니다.



1. 1988년의 크리스마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전개된 JR 東海의 크리스마스 익스프레스 캠페인의 첫 편입니다. 이 캠페인은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들이 크리스마스 때 이 기차편을 통해 만나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매년 방영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배경음악은 일본의 국민 성탄송이 된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의 "Christmas Eve"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 음악을 꼽을 때 반드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노래입니다.


촬영 당시 15세 였던 후카츠 에리(深津 絵里)는 이 광고의 성공으로 스타덤에 올라, 지금까지 일본의 대표적인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JR東海의 새 TV광고에 33년만에 출연한 것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스즈메를 오랫동안 보살펴온 이모 역할의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입니다.


음악이 멋진 광고들이이니 꼭 오디오를 켜고 동영상을 감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2. 1991년의 크리스마스 




1991년도 방영된 4번째 광고입니다. 기차역에서 애인을 기다리는 여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열차가 도착하고 다른 사람들은 기다리던 이들을 만나지만, 주인공이 기다리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오지 않는걸까, 애써 실망감을 숨기려는 그녀 앞에 그가 나타납니다.


영상 자체는 다소 평범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의 아름다운 선율과 카피가 어우러지며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광고입니다.


동영상 감상해보시죠.



3. 1992년의 크리스마스




1992년에 방영된 5번째 편은 카피보다 영상의 스토리와 연출이 돋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카피는 다소 평범하고 밋밋하게 느껴지지만, 영상 자체는 이 시리즈 중 제일 좋아합니다. 그 사람 앞에서 꼭 밝게 웃어보이고 싶었던 소녀는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예쁜 미소를 연습합니다. 하지만, 역에 도착해 자신을 기다리는 그를 만나자,그만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동영상으로 감상해보시죠.


저는 이 영상들을 볼 때마다 어김없이 가슴이 몰랑몰랑해지면서 눈가도 촉촉해집니다. 스마트폰도 카톡도 없던 시절. 그저 미리 나눈 약속만으로 그 사람을 찾아가고, 기다리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요즘 같으면, 기차 안에서 이미 카톡으로 몇십번의 대화를 나눴겠지요.


일상적 연결이 당연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친구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와서 기다릴까 애태우는게 공감이 잘 안되는 옛날 이야기로 여기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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