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밥에 김에다 김치만 먹어도 맛있는데
직장 생활로 대부분의 끼니를 밖에서 해결하다 보면 집밥 같은 (그냥 밥에 반찬에 찌개) 식사를 하고 싶다.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면 좀 나을 수 있겠지만 매번 백반집 찾아 나서는 것도 귀찮고 의외로 잘 없다. 또 집집마다 엄마의 손맛이 달라서인가, 맛있다고 하는 백반집이 사람마다 또 다르다. 그리고 맛있어봤자 거기서 거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반류를 판매하는 식당에 가는 이유는 이게 속이 제일 편하기 때문. 조미료 쇼크가 올지언정 밥에다 반찬을 먹으면 뭔가 건강한 한 끼를 먹은 것 같다.
딱히 먹을 게 없고 오늘은 밥이 먹고 싶을 때 찾는 게 백반집이라 멀리 가기보단 내가 오늘 있는 동네서 찾게 되고 한번 가본 곳이 괜찮으면 새로운 곳은 시도를 잘 안 하는 것 같다.
내가 종종 가는 몇 군데를 소개해본다.
<시골밥상>
분당 효자촌 우성프라자 상가 안에 있는 이 곳은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당 터줏대감이다. 다른 메뉴는 없고 사람 수 대로 한상 차려 주시는데 구성이 20년 넘게 그대로다. 반찬들과 된장찌개 그리고 계란찜이 매우 맛있다.
<청하식당>
청와대 근처에 있어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직원들이나 경찰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 곳은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꽤 오래된 집인데 우삼겹 덮밥 같은 비교적 신세대 메뉴도 있다. 나는 여기서 마지막에 주는 야쿠르트가 그렇게 정겹고 좋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어봤는데 부대찌개만 피하자.
<전주집>
동대문 부자재 시장 상인들과 손님들이 많이 가는 이 곳은 생선구이 전문이다. 연탄불에 구워주는 생선구이가 촉촉하고 맛있다. 생선구이 외에도 오징어볶음, 청국장 등이 맛있고 반찬까지 튼실하니 아쉬움이 없다.
<일미식당>
낙원상가 지하에 위치한 이 곳은 수요 미식회, 먹거리 X파일 등 매스컴을 타서 비교적 잘 알려진 곳이다. 그 명성에 비해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근처에 있으면 한 끼 해결하기 좋다. 청국장 전문으로 냄새 안 나고 구수한 청국장과 정갈한 반찬 몇 가지를 내어 주신다. 제육볶음이랑 오징어볶음은 2인분부터 판매하고 양이 매우 많다. 맛은 평범하다.
<김권태 돈까스 백반>
광화문 서울역사박물관 근처에 있는 이 곳은 몇 년 전에 현재 위치로 이사 왔다. 특이하게 돈까스와 된장째가 반찬들과 함께 한상으로 나온다. 돈까스와 된장찌개가 무한리필이라 근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돈까스는 평범한 맛이지만 밥반찬으로 먹으면 이게 또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