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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버리KAVORY Nov 27. 2023

힙플레이스 성수에서 머리 고기를 묻다.

서울 뚝섬 조양생고기순대국

이런저런 이유로 성수를 자주 찾는다.

성수에는 팝업 스토어도 많고 카페도 많고,

아기자기한 잡화점들까지 구경할 거리가 참 많다.


이런 성수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

부담 없이 한 끼를 때우는 식당이 흔치 않다.

힙한 레스토랑이나 술집을 즐기고 난 뒤

편하게 2차로 찾을 수 있는 곳도 흔치 않다.


뚝섬역 2번 출구 인근, 성수 쌍용 아파트 앞 골목.

그 골목에 오래된 순대국 집이 하나 있다.

뚝섬역 인근에 위치한 조양 생고기 순대국

바로 조양 생고기 순대국 이다.

영업시간 정보가 불분명한데 확실한 건 점심부터 늦은 저녁까지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사장님은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

굽은 허리로 주방을 혼자 도맡아 운영하신다.

조양 생고기 순대국 내부

이 집을 알게 된 것은 바로 근처에 사는 친한 동생 덕분이다.

어느 날 성수에서 술을 마신 뒤 2차로 국밥을 생각하던 중,

자기 집 부엌처럼 드나드는 곳이 있다며 우리를 이끌고 왔다.

메뉴는 순대국을 필두로 다양한 찌개 등 식사 메뉴들이 있고,

순대 전골, 오징어 볶음 같은 메뉴도 있다.

모듬 순대나 머리 고기는 말할 것도 없다.


어느새 우리도 단골이 되어 다양한 메뉴들을 섭렵하고 있다.

이 날은 성수 도우 소사이어티에서 맛있는 사워 도우 피자와 파스타를 먹고,

2차로 이곳을 찾게 되어 머리 고기, 순대 전골, 김치 알밥을 주문했다.


기본 찬이 나오고 있다.

전골과 머리 고기를 시켜서 그런지 평소보다 찬이 조금 더 나오는 느낌이다.

순대국만 시키면 김치 / 깍두기 / 부추무침 / 고추, 양파 정도가 나온다.

새우젓은 머릿고기를 위해 나왔고, 가운데 빨간 양념은 전골 추가 양념이다.

직접 담그신 김치...

이건 뭐 안 먹어봐도 맛이 보이는 김치다.

조양 생고기 순대국의 머리 고기 (19,000원)

머리 고기가 나왔다. 머리에 붙은 부위는 다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돈설도 보이고, 턱살, 뽈살까지 다양하게 담겨 나온다.


그냥 새우젓에 한 점.

직접 단근 김치에 한 점.

매콤한 고추지에 한 점.

이렇게 먹으면 벌써 소주가 3잔이다.


다시 반복... 6잔.. 1병 뚝딱.

조양 생고기 순대국의 순대 전골 ( 대 50,000원 )

순대 전골이 나왔다.

순대, 머리 고기, 두부, 버섯, 쑥갓, 갖은 야채까지 푸짐하게도 나온다.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한 스타일.


돼지 육수로 진하고 묵직한 스타일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깔끔하고 시원한 스타일이라 '오히려 좋아'를 외쳤다.

그렇게 또 소주 한 병이 비워진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늘 즐겁고 유쾌하다.


맛있는 음식, 술 그리고 대화로 가득 채우다 보면 어느덧 취기가 올라온다.

이제 뭔가 허전하다. 탄수화물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쯤 필요한 것이 바로 이곳의 히든카드 '김치알밥'.

뜨거운 뚝배기에 나오는 김치 알밥은 얼른 비벼 누른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로 방문했다면 다소 가벼워 보이지만

늦은 저녁 술과 함께 드신다면 꼭 김치알밥을 드셔보시길 바란다.


사장님이 워낙 연로하셔서 매번 갈 때마다 건강하신 지 걱정부터 하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변에 이만한 식당 찾기가 어려워 이렇게 소개할 수밖에 없다.


매일매일이 새롭고 MZ들의 힙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성수.

그 속에서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양 생고기 순대국.


힙플레이스 성수에서 머리 고기의 미래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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