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보다 더 강한 보양식
나는 NT
아들은 SF.
“수제팥으로 만든 거래. 맛있지”
“엄마, 나는 방금 먹은 삼계탕이 소화가 안 돼.”
아들의 대답도 듣기 전에
또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일부로 멀리 주차하고
식당에 도착할 때까지 걸으면서
이야기 나누려고 계획한 날인데...
식당과 주차장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고
오후 5시의 한여름의 태양볕은
더 멀게 느끼게 했지만
일부러 멀리 주차한 건
함께 걷는 시간을 과정으로 남기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현실의 나는
정작 그 과정을 즐기지도 못한 채
급급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라도 걷고
시간을 내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내 의도인데
참으로
내 생각만 했다.
이래놓고
성공했다고 착각할 게 뻔했다.
그리고,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엄마, 진짜 T야."
묘하게 뜨끔하고, 묘하게 익숙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말은 내가 늘 엄마에게 하고 싶던 말이었다.
공감은 없고 팩트만 이야기하는게 그렇게
싫었는데...
그런데 오늘
엄마는 SF 내가 NT라는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 왜 새롭게 느껴질까.
오늘 아들에게
삼계탕보다 더 깊은 마음의 보양식을
대접받은 기분이다.
또
늘 친절함으로 무장해 온 아들이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용기를 낸 소중한 순간이었음도 느낀다.
아들의 솔직한 표현이
꽉 막혀 있던 감정들에
나를 돌아봐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었듯
아들의 오래된 서운한 마음에도
소화제가 되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