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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메스 Jul 08. 2017

아마추어에겐 현대미술이 오히려 더 쉽다(1_1/17)

프롤로그

*아래 글은 저의 아버지께서 작성하시고, 제가 게시하는 글입니다.




“어느 그림이 제일 잘 그린 것 같냐?“

고등학교 미술작품 전시회에서 김도광이 내게 물었다. 나는 유럽 고성을 그린 그림엽서 같은 작품을 골랐는데, 미술부원인 그의 안목이 궁금해서, “너는?” 하고 물었다. 이거하고 가리킨 것은 지금 생각하면 표현주의 화풍으로 그린 백자 달 항아리가 왼쪽으로 치우쳐 있고 오른편 빈 공간에 회색 털실 같은 것이 그려진 이상한 그림이었다. “왜?” 하고 물으니 “터치가 멋있잖아”라고 일축했다.


화면을 반으로 나눠 왼쪽엔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고 오른쪽엔 대상을 보는 마음을 그린 김흥수 화백의 하모니즘 처럼은 아니지만 오른편 회색 털실뭉치 같은 것은 백자를 그윽히 바라보는 마음을 그렸다는 걸 몇 달 지난 후에 문득 깨달았다. 현대미술에 눈을 뜨게 해준 계기가 된 화두같은 대답을 툭 던진, 그 친구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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