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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를정한일 Jan 02. 2022

20평대 아파트 안방에 화장실이 생긴 이유

(19금) 애들은 절대 오지 마라 >.<

저요 저요. 제가 압니다. 오랜만에 미끼 제목 한 번 해봤습니다. 본 글 들어갑니다. 히위고 뭣이 중헌디. 




우리 부부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종종 본다. 정확히 말하면 아내는 매주 보고 나는 옆에 있다가 가끔 본다(부부는 일심동체기 때문에 '매주+가끔=종종'이 되는 마법의 논리).


이런 프로그램들의 여러 관전 포인트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나도 모르게 인식하는 포인트가 있으니, 그건 바로 연예인들이 사는 동네와 집이다. 연예인들이 사는 동네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저기 어느 동네지?' 생각에 주위 건물을 열심히 눈으로 스캔한다. 혹시나 내가 아는 건물이 있나 하면서 말이다. 그들의 집이 나오면 열심히 몇 평인지 스캔한다. 동네와 평수를 통해서 대충 얼마짜리인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인지도가 꽤 높은 연예인이 생각보다 소형의 집에 살고 있으면 '음? 돈을 많이 못 벌었나? 저 정도 유명하면 더 좋은 집에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탑티어 연예인도 '아파트'에 살고 있는 걸 보면 '음? 저 정도 급이면 서울 한복판에서도 수백 평 자리 대형 저택에 마당과 레트리버와 집사 몇 명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철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내 저들도 아파트 살고 나도 아파트 사니 사람 인생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잠깐 스친다. (물론 다름.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라도 그들이 사는 집은 한강뷰.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걱정이 연예인 걱정.)


며칠 전 아내와 함께 연예인들이 집에서 밥해 먹는 걸 보면서 여느 때와 같이 그 집 창 너머로 보이는 한강과 한강 주위의 건물들로 그 집의 위치를 헤아리며 아내와 "저 집 몇 평이지? 몇 억일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20평대 아니면 30평대인데 쉽게 확신할 수 없었다. 안방에 화장실이 있는 걸 보고 내가 그랬다.


"30평대네. 화장실이 두 개잖아."

"요즘에는 20평대에도 화장실 두 개야. 안방에도 화장실 있어."


속으로 '그래? 하긴 두 개면 좋지' 하고 있는데 아내가 퀴즈를 던졌다.


"왜 20평대에도 화장실 두 개 만드는지 알아?"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잠시 생각해 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맞추고 싶었다. 그게 뭐라고. 아내가 내는 퀴즈는 그냥 틀리고 싶지 않다. 부글부글(?).


"두 명 이상이 동시에 급똥 올 수 있어서?"


(급똥으로 대동단결 ㅋㅋㅋㅋㅋ)


"아니야. 말해줄까?"

"그냥 말해. 뜸 들이지 말고."

"부부가 관계를 갖고 반드시 뒤처리를 해야 되잖아. 근데 화장실이 거실에만 있으면 부부가 빨가벗고 거실까지 나와서 처리를 해야 해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안방에도 화장실을 만드는 거래. 실제로 건축학자가 그렇게 말했어. 진짜 그 이유 때문이래."


오호라. 나도 모르게 예전에 화장실이 한 개이던 집에서 아이들이 모두 있고 우리 부부가 벌거벗고 거실로 나오는 상상을 했다. 과연 필요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이라면 너무 가성비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도 싶다. 화장실 하나 더 만드는 게 한두 푼도 아닐 텐데 그거 가성비 뽑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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