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에서 주관하는 밀리의 에디터 클럽에 선정됐습니다. 8대 1의 경쟁률을 이겨내고 뽑힌 게 무색하게 첫 번째 미션을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미션은 바로 '출간 기획서 작성하기.' 생각이 정리가 안 된다는 둥, 바쁘다는 둥, 육아를 해야 한다는 둥 스스로 미루긴 했지만 기한을 맞추진 못 한건 역시 완벽하게 아이디어가 정리되지 못한 거였습니다. 몇 번이나 그랬지만 이번에도 완벽히 하려다가 아예 하지 못 해버리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늦었으나마, 그리고 불완전하나마, 지금까지 (머릿속에서 끄적거리던) 기획안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회사원 사는 이야기"
- 바야흐로 대퇴사의 시대다. 세상은 변했고,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졌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막상 퇴사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확실히 퇴사자가 늘어나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퇴사'의 시대라는 거창한 이름에 걸맞는 숫자는 아니다. 오히려, '도대체 누가 그렇게 퇴사를 한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더 현실성 있다.
- 사람들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거기서 거기지만, 퇴사를 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퇴사의 이유를 아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하나는 '현재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식의 퇴사가 있고, 다른 하나는 '더 이상 회사원으로 살고 싶지 않다'라는 식의 퇴사가 있다. 수년 전, 입사한 지 2년도 안 된 후배가 퇴사를 했다. "같은 팀에 있던 부장이 내 미래 모습이라고 생각이 드니 더 이상 이 회사를 다닐 수가 없었다."가 퇴사의 이유였고 그는 로스쿨에 가서 변호사가 되었다. 어느 선배는 자신의 오랜 꿈이던 요리사가 되기 위해 회사를 나갔다. 퇴사를 하고 나서 여전히 월급을 받는 사람도 있고 이제는 월급을 주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퇴사를 하는 사람보다 회사를 계속 다니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사표 한 장은 품고 다닌다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고, 재미를 찾으면서 회사원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다. 회사도 그저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이자 과정일 뿐이다.
- 어느덧 15년간 회사를 다녔고 많은 업무와 일을 경험했다.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임원이 되고 싶은 욕심이 많은 사람, 일을 정말 안 하는 사람, 술을 좋아하는 사람, 퇴사하는 사람, 운명의 사랑을 만나는 사람, 만나선 안 되는 사랑을 만나는 사람 등 내 친구, 옆집 아저씨, 윗집 동생 등 평범하지만 회사원으로서 각자의 특별한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안에 쌓였다.
- 그런 이야기를 에세이 또는 소설로 풀어보고 싶다. 이야기에 따라, 독자에 따라 '이거 완전 내 이야긴데?'라고 느낄 수도, '정말 이런 사람이 있단 말이야?'라는 이야기까지.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가 오늘 하루도 내일 아침이 오지 않길 바라며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끄적거리고 있는 우리 회사원들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인생을 바꿀 순 없지만 그저 모두가 비슷하게 살아가는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그런 책을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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