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저번주 이번주가 바쁨의 피크다. 수요일에 사장 보고가 잡혀서 지난주 내내 야근에다 주말에 무려 스물네 시간을 일했다.
오늘. 내일. 모레 대학원 시험 기간인데 오늘까지 과제도 내야 한다. 재무관리 과제인데 진심 어렵다.
그 와중에 직접 놀아주진 못 해도 애들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주말 이틀 모두 애들과 밖에 나갔다 왔다. 일이나 과제를 하고 싶었지만 '뭣이 중헌가!'를 수 없이 되뇌며 아이들과 맛있는 걸 먹고 놀았다.
집에서는 밀린 가사를 했다. 안 그래도 시간 없는데 이번 주말만은 와이프가 좀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나의 바쁨에 대한 부담이 항상 와이프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걸 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의 대가를 와이프한테 미룰 수 없다. 와이프도 와이프의 인생이 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꾸역꾸역 집안일을 했다.
그러다 결국 터졌다.일요일 밤 열 시.둘째가 잠투정을 두 시간을 넘게 했다.참다 참다 소리를 질렀다.애는 내 고함에 겁에 질려 울다가 잠들었다.5분 만에.잠투정이 맞았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았는데 자괴감과 죄책감에 구역질이 나는 거 같았다. 왜 그걸 참지 못 하고 소리를 질렀을까. 그때 잠깐 오분만 시간을 내서 내가 재워주면 될 것을. 내가 노력하는 모든 게 결국 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건데 왜 아이들을 불행하게 해야 하는지.
물론 이런 적이 처음이 아니다. 애 둘을 키우다 보니 못해도 천 번은 했던 잘못이었다. 그런데 또 저지르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밤새 설사를 했다. 잠을 설쳤다. 근데 피곤하지가 않다. 애에 대한 미안함,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는 안쓰러움,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한 자괴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신체의 스트레스를 억누르고 있다. 이이제이, 아니 이스제스라고 해야 하나.
아침에 출근하며 명상을 했다. 그리고 밀리 에디터클럽 두 번째 미션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두 번째 미셔은 바로 새로 출간더는 도서의 제목을 고르고 카피를 적는 것이다.
미션 페이지 캡처
내가 선택한 책의 제목은 3번 <일상이 버거운 당신을 위한 심리학>이다. 공교롭게도 지금 내 상황과 뭔가 완벽히 일치하는 거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심리학 책 제목은 심리학 이란 단어가 들어가야 제 맛이다.
그리고 내가 작성한 카피.
"그건 틀림이 아니라 인간다움인 것임을.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뇌과학적 위안의 서"
30글자가 넘는 것 같지만.. 이제 일할 시간이라 제출합니다. 다시 보고서의 세계로...이 바쁜 시기가 일단 넘기고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