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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를정한일 Apr 24. 2023

밀리 에디터 클럽 두 번째 미션

내가 틀렸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과학적 위로의 서

바쁘다.


아빠이자 남편. 회사원. 야간 경영대학원생. 거기에 밀리 에디터 클럽까지.


특히 저번주 이번주가 바쁨의 피크다. 수요일에 사장 보고가 잡혀서 지난주 내내 야근에다 주말에 무려 스물네 시간을 일했다.


오늘. 내일. 모레 대학원 시험 기간인데 오늘까지 과제도 내야 한다. 재무관리 과제인데 진심 어렵다.


그 와중에 직접 놀아주진 못 해도 애들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주말 이틀 모두 애들과 밖에 나갔다 왔다. 일이나 과제를 하고 싶었지만 '뭣이 중헌가!'를 수 없이 되뇌며 아이들과 맛있는 걸 먹고 놀았다.


집에서는 밀린 가사를 했다. 안 그래도 시간 없는데 이번 주말만은 와이프가 좀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나의 바쁨에 대한 부담이 항상 와이프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걸 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의 대가를 와이프한테 미룰 수 없다. 와이프도 와이프의 인생이 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꾸역꾸역 집안일을 했다.


그러다 결국 터졌다. 일요일 밤 열 시. 둘째가 잠투정을 두 시간을 넘게 했다. 참다 참다 소리를 질렀다. 애는 내 고함에 겁에 질려 울다가 잠들었다. 5분 만에. 잠투정이 맞았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았는데 자괴감과 죄책감에 구역질이 나는 거 같았다. 왜 그걸 참지 못 하고 소리를 질렀을까. 그때 잠깐 오분만 시간을 내서 내가 재워주면 될 것을. 내가 노력하는 모든 게 결국 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건데 왜 아이들을 불행하게 해야 하는지.


물론 이런 적이 처음이 아니다. 애 둘을 키우다 보니 못해도 천 번은 했던 잘못이었다. 그런데 또 저지르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밤새 설사를 했다. 잠을 설쳤다. 근데 피곤하지가 않다. 애에 대한 미안함,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는 안쓰러움,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한 자괴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신체의 스트레스를 억누르고 있다. 이이제이, 아니 이스제스라고 해야 하나.


아침에 출근하며 명상을 했다. 그리고 밀리 에디터클럽 두 번째 미션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두 번째 미셔은 바로 새로 출간더는 도서의 제목을 고르고 카피를 적는 것이다.


미션 페이지 캡처


내가 선택한 책의 제목은 3번 <일상이 버거운 당신을 위한 심리학>이다. 공교롭게도 지금 내 상황과 뭔가 완벽히 일치하는 거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심리학 책 제목은 심리학 이란 단어가 들어가야 제 맛이다.


그리고 내가 작성한 카피.


"그건 틀림이 아니라 인간다움인 것임을.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뇌과학적 위안의 서"


30글자가 넘는 것 같지만.. 이제 일할 시간이라 제출합니다. 다시 보고서의 세계로... 이 바쁜 시기가 일단 넘기고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려야겠다.


#밀리오리지널 #심리 #뇌부자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회사원 #경영대학원 #딸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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