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하다 보면 끝도 없는 나락.

by 빅토 Lee

*사진출처 : https://www.eslite.com/product/10099267192340379?srsltid=AfmBOopu9pzAwjc645PY0I119VdxMNNSHG3Ece2vq63hwNgMp6RIYrN3


오늘의 티타임 차


대만 Daebete의 Ginger Lily Oolong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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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 찬장에 있던 티

누나가 선물로 줬는지

전에 말한 군동기가 줬는지

이럴 때면 난감하고 미안하다

힘들게 대만에서 구해준 선물인데

누가 줬는지도 기억 못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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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열면 10개의 소포장이 나온다. 티백일줄 알았는데 잎차이다.

사실은 진저, 릴리, 우롱차인 줄 알고

생강이 들어간 생강차 같은 향을 기대했는데

건엽의 향을 맡을 때 진저가 잘 안 느껴지고

생강 뿌리가 아닌 꽃이 포장에 있어

혹시나 하고 검색해 보니

"진저릴리"가 꽃 이름이었다.

우리말로는 꽃생강.


차가 불량인 줄... 휴...


뿌리를 먹는 생강과 달리

꽃생강은 관상, 약용 꽃이다

포장처럼 하얀 꽃이라고 한다

마다가스카르, 대만, 인도, 중국남부 등에 자생하며

우리나라 남부 일부지역에서 재배한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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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에 무려 7그램이나 들어있다. 너무 많아서 투명다구에 우렸지만 춤추며 펴지는 잎을 구경하기 힘들었다

무려 7그램이나 되기 때문에

혼자서는 하루 종일 마실 각오를 해야 한다.

말 그대로 종일 우려먹을 계획.


일단 3분만 우리려고 했는데 이미 진한 탕색이다.


KakaoTalk_20251211_115714564_04.jpg 푸릇한 건엽에 비해 꽤나 주황색인 탕색. 조명빨인지 사진에는 밝게 나왔다.

뜨거운 김과 함께 향을 맡을 땐

메밀차 같은 향이었는데

뒤에 치고 올라오는 꽃향기가 있다

잔을 비울 때는 대만의 여느 고산차와 같이

고소한 분유향 같은 게 남는다.


부드러운 보리차 같은 맛.


다양한 향과 떫지 않은 맛은

내가 청향계 우롱차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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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해석할 수는 없었지만

그림으로 때려 맞춰보니

정통 재스민차를 만드는 것처럼

꽃을 수확해서 찻잎과 교차로 쌓아

향을 배게하는 방식으로 제조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는 내내

뒤늦게 치고 올라오는 꽃향기에

기분이 들뜨고 살짝 어지럽다


비록 꽃생강이 생강나무 꽃은 아니지만

왜 김유정 님의 동백꽃에서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내음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이렇게 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꽃생강은 8-11월 사이에 피고 수확한다고 한다

포장지에 영어로 "여름의 마지막을 느끼는 향"

이라고 한 이유가 이거인 듯하다.


비록 오늘은 겨울비가 내렸지만

늦여름의 향기를 느끼며

마음으로나마 그 따뜻함을 느낀다.




비교.


나는 꽤 자주 비교에 관한 생각을 한다.


남들과 나를 비교해서 얻는 결과는

부러움 같은 질투 거나 우월감 같은 자만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부러움으로,

그리고 이어지는 자존감 하락으로 끝이 난다.

애초에 나보다 나은 사람들하고만 비교하기 때문이다.


SNS의 발달로 비교가 너무 쉽다.

누가 집을 사고 누가 차를 사고

누구는 매 분기마다 해외여행을 가고

손가락 까딱 한 번에

알고 싶지 않은 많은 것들을 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나와 비교하게 된다.


나는 가급적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내가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내가 그만큼 성숙해서가 아니라

누구나 보기에도 성공했다 자부할 수 없는

그저 평범한, 아니 어쩌면 그보다 못난 사람의

이 악물고 하는 자기 위로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가 똑같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하면 그만이고

내가 똑같이 할 수 없다면 부러워 한들 나만 속상하다.


책 [위버멘쉬] (떠오름, 2025)에 보면

"삶의 의미는 이미 정해진 무엇이 아니라,

당신이 행동하는 순간에 생겨난다."라고 했다

내가 비교한 남들의 보이는 삶이

성공의 기준이자 아름다운 삶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나만의 기준으로 나만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면

그것이 내 삶의 의미가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성품을 비교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수 있고

연봉을 비교해서 내 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도 있고

삶 속에서 내리는 끝없는 선택들은

가치를 비교해야 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지 않고

누군가의 가족과 내 가족을,

내게 소중하고 하나뿐인 모든 것을

다른 것과 비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내가 누리는 삶을 소중하고 감사하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그 누구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사람은 될 수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되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세상 단 하나뿐인

특별한 사람임을 잊지 말자.


내 인생의 의미가 내 행동으로 만들어진다면

그 누구와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의미를 찾자.

누구나 다 하니까 하는 거 말고

나 빼고 다 하니까 하는 거 말고

이거라도 해야 할 거 같아서 하는 게 아닌

오직 나에게만 의미 있을지라도

그렇기에 더 가치 있는 일을 하자.


누군가는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 잡아먹혀서 좌절하고 우울하며

지금 소중한 것들을 잊고 지나지 않도록

나를 더 단단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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