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같은 일상이었다. 바닥으로 꺼질 것만 같은 몸을 지탱해 현관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반려묘 셋. 냐아옹ㅡ 이제 오냐며 다리에 마킹을 한다. 따뜻하다. 길었던 하루의 보상이다.
아이들의 밥을 먼저 챙긴 뒤 뒤따라 먹었다. 식사라기보단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반자동적으로 칫솔을 집어 들고는 양치를 시작했다. 무미건조한 입 안에서 치약칠을 하는데 쿵- 호흡이 내려앉았다.
허어억ㅡ 헉ㅡ
뭐지?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치약물을 삼킨 것도 아니었다. 주먹으로 세게 가슴을 부여잡아도 무언가 단단히 막힌 느낌. 한껏 벌려진 입 사이로 침과 치약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허억 허억 가쁜 들숨과 날숨을 타고 어지럼증이 찾아왔다. 생리 첫 날인 덕에 허리는 끊어질 것만 같았다. 다리에 힘은 풀려가고 가슴엔 통증마저 느껴지는데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세면대 물을 세차게 틀었다. 콸콸콸. 화장실을 가득 메운 수돗물 소리 사이로 기다렸단 듯 울음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