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력을 극복할 때 비로소 성장이 일어난다
어쩌면 도서관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첫 책이 독서의 기록이었다.
실컷 걸어갔으나 결국 누군가 대출 중이라 헛걸음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부터 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책.
당시의 나는 한창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었고, 그런 나의 생각에 끌어당겨진 듯 독서의 기록이라는 책이 주변에서 무척 자주 소개되거나 추천받기도 하였다.
지금은 도서관에 가기 전, 온라인으로 희망하는 도서를 검색해 보고 대출가능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독서와 거리감이 있던 시절에는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그런 검색 서비스를 해야겠단 것은 당연하게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자주, 그리고 많이 빌리고 있다. 요 근래 대여한 책만 해도 9권이니까. 요즘에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반납을 할 겸 생활 속 걷기 비중을 늘리고 있다. 걷기와 읽기, 그리고 쓰기의 비중이 맞춰지는 것을 느끼고 있달까? 다 읽은 책은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짧은 감상만 남기다가 문득 다시 나의 독서기록을 제대로 남기고 싶다는 울림이 있었는데, 마침 다시 방문한 도서관에서 독서의 기록을 빌릴 수 있었다.
독서의 기록은 대기업 부장으로 재직하던 저자가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기까지의 여정, 나아가 독서를 매개로 지향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표지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도 자신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올라타고 즐겁게 놀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본격적으로 많이 읽기 시작한 것은 22년 11월이었다. 나의 블로그도 첫 시작은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 내용 정리한 것부터 시작했으니까. 삶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벽돌책을 깨 보면 조금 희망이 보일 것 같았다.
당시에는 필사에 가까웠지만 조금씩 기록의 탄력과 살이 붙으면서 나의 말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독서의 기록에서도 무작정 필사법이라는 글쓰기 술법 중 한 가지 사례가 나오는데, 과거의 내 모습이 교차되면서 무작정 필사해 보는 것도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후 차차 독서량이 늘어났고, 정리해 보니 23년에는 75권가량을 읽었다. 여태까지 손으로 쓰기만 했는데 독서의 기록을 통해 내가 읽은 책을 데이터화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서, 조만간 날을 잡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보려 한다.
작년 목표가 1년 50권 읽기였는데, 꽤나 많이 초과달성하였고, 박차를 가해 올해는 100권 읽기에 도전하고 있지만 왜인지 지지부진하게 되었다. 도서 서평단이나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도 활발하게 했으나 언제부턴가 너무 힘에 부치기 시작했고, 잘 모르는 분야가 나올 때면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서서히 서평단 활동을 줄이게 되었고, 블로그는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이웃 수 1000명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나의 블로그에도 명확한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현재 나의 상황에 꼭 맞는 처방을 내려주는 것 같았다. 저자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그와 나의 차이점이 있다면 도서 리뷰 지속성 여부의 차이랄까. 어떻게 하면 지속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블로그 운영 술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나와 있어서 이를 토대로 블로그 재정비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그와 더불어 브런치스토리 활동도 더 많이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소 흥미로웠던 건 어려운 내용 없이 술술 읽히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지 페이지가 너덜너덜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한가운데서 솟구쳤달까. 그것이 소설이 될지 에세이가 될지 실용서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막연하게 ~하면 좋겠다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싶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 만에 "실행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되었다.
또한, 도서 인플루언서라고 하면 무조건 매일 하루에 책 한 권의 리뷰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뜻 실행할 용기가 없었는데, 그 외에도 책에 관한 다양한 방법으로 포스팅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좁은 시야가 탁 트이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안정된 상태에서 변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시도와 행동이 변화를 끌어낸다. 변화하려고 하면 주변에서 예전의 나로 끌어당기려는 마찰력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마찰력을 극복하는 시점부터 변화가 조금씩 시작된다.
p.235~236
정말 간절하면 필요한 책이 끌어당겨 온다는 작가의 말이 기억난다. 나의 경우, 독서의 기록이 퀀텀점프하기 위한 신호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찰력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계속 읽고 쓰는 생활을 이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