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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랑나이팅겔 May 27. 2023

쌍두마차 타고 등원

사랑둥이와 힘센 아빠


아침마다 사위가 아들 둘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출근을 한다. 둘째 아이(호야)는 유모차에 태우고, 첫째 아이(원이)는 한쪽 어깨에 둘러메고, 다른 어깨엔 두 아이의 간식과 물병이 든 어린이집 가방을 메고 유모차를 다.


집에서 나와 지하주차장에서 50m만 가면  바로 앞이 어린이집이라  그나마 다행이랄까? 그렇다 해도 아침마다 출근준비 하고 아이들 챙겨서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한다는 것이 보통의 일은 아니다. 너무 힘들면 아침시간에만 잠깐 도우미 이모를 쓰자고 했는데, 야무진 사위는 괜찮다고 하며 스스로 애를 쓰고 있다. 대견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안쓰럽기도 하다. 아침에 샤워하고 준비하는데 오히려 도우미이모가 있으면 불편하단다.

딸은 직장이 멀어서 새벽 6시 10분에 출근을 한다.

아이들 챙겨서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을 해도 사위는 30분 안에 회사에 도착하니, 아이들 등원시키는 건 사위 몫이 되었다.


원이가 일찍 일어나 아침까지 먹고 가기도 하는데, 상황이 안되고 늦을 땐 가방에 넣어 보내면 어린이집에서 먹여주기도 한단다. 호야 아직 분유와 이유식을 먹고 있는데, 집에서 먹고 갈 때도 있지만 아가 늦잠을 자거나 먹을 시간이 안되면 먹거리를 싸서 가기도 한다. 그래도 요즘은 정부 지원도 좋아지고, 아기 키우기가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져서 다행이다. 이런 도움이 없다면 어떻게 아이 키우면서 직장을 다니겠는가? 어린이집이  집 가까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원장님도 인자하시고, 선생님들도 아이를 많이 사랑하며 좋아해 주시고, 잘 돌봐주니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 야무지고 알뜰하다. 경제관념도 좋고 매우 효율적이다.

아이 큰아빠가 전동차 사라고 준 돈으로 쌍둥이유모차 63만 원짜리를 당근 마켓에서 35만 원에 샀다고 한다. 1년 된 것인데 아직 새것처럼 깨끗하고 세탁 완료된 것이란다.

동탄에 살다가 서울시 성동구로 이사를 하니 언덕이 심하고, 아직은 자동차가 크지 않아 트렁크에 넣기도 적절치 않아서 전동차를 못 타니, 우선 6개월만 쓰더라도 효율성을 따져서 유모차로 샀다고 한다.



등하원과 병원 오갈 때만 써도 얼마나 유용한가. 엄청 콤팩트하고 핸들링도 좋단다. 원이가  유모차 타는 걸 거부할까 봐 걱정했는데 동생이랑 같이 타니까 좋아해서 다행이다. 곧 원이한테는 작아질 것 같아 안타깝지만 6개월이라도 쓰면 이득일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제 날도 따뜻해지니까 자주 나가서 기도 좋을 듯하다.

가로폭이 다른 거에 비해 좁아서 애들은 비좁아도 다니기에 훨씬 수월하여, 문 통과하기나 엘리베이터 이용에도 훨씬 용이하단다. 원이에게 너무 끼이지 않면 둘이 타고 이동성이 좋아 아주 편리할 것 같다.


사실 외출 할 때 유모차 두대 끌고 엘리베이터 타면 좀 눈치도 보이고 민폐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한다. 이젠 그런 걱정 안 해도 돼서 좋다는 딸의  들을 땐 왠지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수 감소가 세계 1위데, 이렇게 눈치를 보고 산다면 누가 애를 둘이나 낳겠는가.  편하려고 애를 안 낳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고생하면서도 감내하고 애 낳아 키우는 사람들은 정말 애국자이고 민족투사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호야가 2.5킬로로 태어나서  이제 10킬로가 되었고, 원이는 15킬로가 되었다. 둘 다 묵직하다. 그 사이 엄청난 성장이다. 돌까지는 폭풍성장 한다지만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호야는 아랫니 2개만 났고, 아직 배를 바닥에 붙이고 기어 다닌다. 앉아 있는 건 안정감이 있는데, 아직 서 있는 건 흔들흔들 불안정하고, 뭔가를  붙잡고 잠시 서 있는다. 가슴을 잡아주면 무릎을 들어 걸음마를 뗀다. 아마 돌 전에 걸을 것 같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어린이집 다닌다고  감기를 달고 살듯이 하지만 의연하게 잘 버텨주고, 잘 놀고 잘 커주니, 고맙고 감사하다. 이대목에 눈물이 나올 것 같은...ㅠ

부디 우리 손주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튼튼하게 잘 자라기를......

그리고 밤잠 설쳐가며 일과 양육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딸과 사위가 힘내고, 건강하게 잘 버텨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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