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작은 세상이 보내는 환호

by 고요한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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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의 수를 세고 걸음의 리듬을 들어보았다. 가슴에 손을 얹자 심장의 진동이 느껴졌다.

나를 구성하는 작은 존재들은 조용히 협연을 하고 있었다. 세포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다리를 들어올렸다. 그들이 만든 작은 세상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광활한 우주가 보고싶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부신 햇살이 깜깜한 조각이 되어 눈을 가렸다. 겹겹이 쌓인 층들을 뚫고 넓은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시력을 나는 갖지 못했다.


어느 날 회사의 두 직원 사이에 오묘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들의 감정들이 왜곡된 채 서로에게 가닿았다. 말에서 풍기는 이상한 향이 서로의 마음을 일그러뜨렸다. 사람 간에 마음이 상하는 이유는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파장 때문이 아닐까. 그 이후 둘은 예전에 그려둔 서로의 밑그림에 거친 터치를 더해 일그러진 모양새를 만들어놓았다. 자신이 덧칠한 괴상한 초상화가 상대의 진짜 모습이라 확신했다.


왜 우리는 하나의 그림으로 상대를 판단하려고 할까.

보고 있는 것이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내 안 깊은 곳에 존재하는 세상의 신비로움도 보지 못하면서 타인의 세상을 어찌 안다고 단정 짓는 걸까. 어쩌면 그 이상을 보는 것이 두려워서 작은 시야만을 인정하기로 한 건지도 모른다. 그 안에 많은 점들이 발버둥 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캄캄한 순간에 머물러본다. 의식이 풍경화를 그려낸다. 고요함에 솟아있던 어깨가 내려앉고 분주히 움직이던 미세한 세포들이 평화를 느낀다. 좁은 시선에 갇혀있던 나의 세포들이 마침내 벽을 뚫고 탈출을 시도한다.


그들은 환호를 하며 어떤 말을 외칠까.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니. 이렇게 비웃을까.


나는 나노분자들의 집합체이다. 원하는 모양새로 충분히 변형 가능한 유연한 존재.

어떤 모양으로 오늘을 보낼 것인지, 내 안의 미세한 존재들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져본다.

소근소근소근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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