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독제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불안이 빚어낸 해프닝
하나. 손소독제 대란, 나도 하나 삽시다
요새 손소독제로 난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개인위생이 강조되면서, 어디서나 손을 멸균할 수 있는 손소독제의 인기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리라.
나는 비교적 늦게서야 손소독제를 마련한 편이다. 이미 유명한 브랜드들은 품절되거나 배송지연 품목으로 분류가 돼있어서, 소위 말하는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추세.
그나마 편의점에서 3M 새니타이져를 구매했는데, 평소라면 거들떠도 안 볼 단 60미리의 젤을 찾아서 마트며 슈퍼며 약국이며 전전하는 나를 바라보며 참 유난이다 싶었다.
부랴부랴 대용량 손소독제를 찾아 주문도 했다.
사태가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60미리로는 턱도 없을터. 손소독제, 의약외품, 에탄올 62% 등의 키워드로 겨우 겨우 '품절이 아니'면서, '배송지연 딱지도 안 붙'은 국산 소독제를 찾아냈다.
그것이라도 구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다른 데에 있었다.
바로 가격이다. 밤새 무료배송이 유료 배송으로, 아침엔 손소독제 가격이 2만 원에서 25000원으로 날뛰는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범국가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고, 바다 건너 사망자도 속출하다 보니 불안한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손소독제의 수량은 한정적인데 비해 사려는 사람은 많으니 시장의 논리에 따라 가격이 재 책정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 모른다.
둘. 그렇게 됐습니다...
수요와 공급은 가격 책정의 절대적 요소이다. 그 둘의 상대성이 가격을 결정하는 게 아이러니 하지만.
공급은 한정적인데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ㅡ 물론 이론상으로는.
그러나 밤새 25프로나 뛰어버린 손소독제의 가격을 보고 있노라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하룻밤 새 상승한 가격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올라오자 판매자는 답했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물량이 부족해 "그렇게 됐습니다."라고
소비자에겐 옵션이 없다. 판매자가 붙인 가격대로 구매를 할 뿐. 특히나 여기도 저기도 품절 대란이 나면, 그나마 있던 브랜드 선택의 자유마저도 제한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을 따르는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제학적 이론에 대한 것이고, 필요 이상으로 상승한 가격분은 판매자의 양심이 좌우하는 영역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가격을 인하하자는 말은 아니다. 서로 상생하는 시장이 되어야 하지만, 소비자가 판매자의 비양심과 욕심까지 떠안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씀.
더불어 불안의 시대에서 모두가 생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