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여섯. 로트렉 (Lautrec)

우월감으로 덧칠한 열등감, 난쟁이의 비애

by 고요


고흐와 드가의 색채가 묻어나는 그림들



소용돌이 치는 듯한 곡선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질감. 어딘가 고흐를 연상시키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런가 하면 이 그림들을 보라. 무용수의 가녀린 몸선과 하늘하늘한 베일이 덮어진 듯한 그림. 왠지 드가의 발레리나들이 오버랩된다.


로트렉, 프랑스 미술계의 작은 거장


그러나 이 그림들을 그린 화가는 로트렉(Lautrec), 프랑스의 작은 거장이다. 툴르즈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그는 비범한 재능을 가졌으나 범상치 않은 외모 또한 가지고 있었다.


왜소하고 키가 작은, 그리고 그때문인지 왠지 소심하게 보이는 얼굴. 그렇다. 로트렉은 난쟁이었다.



그가 유일하게 남긴 초상화에는 육체적 결함이 배제되어 있고, 잔뜩 미화된 얼굴이 그려져 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처럼 정면의 누군가를 응시하고 있는 저 얼굴. 아마도 로트렉이 꿈꾸던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위에서 열거한 고흐와 드가는 로트렉이 사랑했던 친구들로서, 그들은 서로 정서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았다.



몽마르뜨에서 재능을 펼치다


부유한 아버지 덕분에 파리에서 그림을 배웠고 작업실까지 얻어 남부럽지 않은 풍요로운 유학생활을 즐겼던 로트렉. 그는 몽마르뜨의 유흥지 및 퇴폐업소에서 포스터를 그리거나 무희나 창녀들을 대상으로 인물화를 그렸다.


그는 왜소한 몸을 갖고 있었지만 누구보다 과감하게 색채를 창조해 냈고, 유화물감, 파스텔, 석판화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은 천재를 시샘한다고 했던가. 로트렉은 지나친 유흥으로 알콜중독에 빠지고 문란한 성생활으로 인해 매독을 앓았다. 자신의 재능에 맞지 않게 작은 몸에 갇혀 살았던 천재 화가 로트렉. 그는 결국 서른 여섯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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