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산자락에 두고 온 심장

내 고향, 잊지 않았다

by 고요정

**구름 산자락에 두고 온 심장**

습관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일과가 되었습니다. 구름이 산자락에 걸려 있거나, 노을이 낮게 내려앉는 날이면 어김없이 마음 한쪽이 열립니다. 저 구름 뒤편 어딘가에, 오래전 당신이 한 움큼 쥐고 떠나버린 내 심장의 조각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아서입니다.

살아보니 잊는 것과 잊혀지는 것은 참으로 달랐습니다. 사실 잊혀진 과거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세상 속에서 문득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린 나 자신을 발견할 때, 그런 날의 내가 미워질 뿐입니다.

특히나 고향을 지키고 있는 언니가 전화기 너머로 어린 시절 내 친구의 이름을 들려줄 때면, 그 허함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이웃집 부엌의 숟가락 하나가 몇 개인지까지 다 알고 살았던 그곳. 사람 냄새 풀풀 나던 그 시골 풍경 속의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빈 가슴을 서늘하게 훑고 지나갑니다.

젊은 날, 할퀴어진 심장으로 숨을 헐떡이며 버텼던 그 지독한 그리움은 이제 '잊기 쉬운 늙은이'의 떨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여전히 그 모든 시간을 품고 있기에, 나는 오늘도 더 간절하게 하늘을 바라보는 습관으로 하루를 버팁니다.

젖은 심장을 이고 돌아오는 저녁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을 문장으로 붙들어 매어 봅니다. 오늘 저녁 부엌 창가 너머로 지는 해는,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린 나를 가만히 다독여주는 유일한 고향입니다.



**내 고향, 잊지 않았다**


당신이 생각나면

난 하늘을 봅니다.

구름 산 자락에 있을 것만 같아서

구름 한 조각마다 마음을 엽니다.

당신을 잊지 못한 십 수년을 사느라 추웠습니다.

당신 때문에 할퀴어진 내 심장으로 사느라 헐떡였습니다.

당신이 떠날 때

한 움큼 쥐고 간 내 심장이

하늘 구름뒤에 있을 것 만 같습니다.

당신 때문에

고즈녁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옵니다.

당신으로 살아온 하늘과 구름과

젖었을 심장을 이고.

당신을 잊기가 너무 쉬운

늙은이가 되어

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