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뽑기

상처를 없애려다 나를 다치게 하지 않기를

by 고요정


햇볕이 잘 드는 마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은 즐겁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통증을 동반한다.

오늘 나의 뮤즈는 호미를 들고 정원 구석을 미친 듯이 파헤치고 있었다.

"이것 봐, 아직도 여기 있어!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바싹 마른 가시덤불이 흉하게 박혀 있었다. 그것은 나의 오래된 기억들이었다. 고등학교 복도 끝에서 느꼈던 소외감, 사람들에게 거절당했을 때의 수치심, 내가 나를 미워했던 밤들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 여전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뮤즈는 "이런 흉측한 건 행복한 정원에 어울리지 않아!"라며 가시덤불을 맨손으로 잡아당겼다. 그럴수록 그녀의 손은 긁혀 피가 났고, 억지로 뿌리를 뽑으려니 주변의 멀쩡한 흙과 꽃들까지 망가지고 있었다.

"그만해! 그러다 다치겠어."

내가 말려보았지만, 뮤즈는 분하고 억울해서 씩씩거렸다. 완벽하게 행복해지고 싶은데, 과거의 흔적이 발목을 잡는 것 같아 견딜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때, 꽃에 물을 주던 어린 왕자가 다가와 뮤즈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그냥 둬요. 억지로 뽑지 마세요."

"하지만 이 가시들이 나를 찌르는걸! 내 장미는 이렇게 못생기지 않았어." 뮤즈가 항변했다.

어린 왕자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별에 두고 온 장미도 가시가 네 개나 있었어요. 장미는 그 가시가 자기를 지켜줄 거라고 믿었죠. 사실은 호랑이 발톱 앞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는데 말이에요. 가시는... 장미가 나쁜 꽃이라서가 아니라, 그저 겁이 많고 약해서 생긴 거예요."

**'약해서 생긴 것'**이라는 말에 뮤즈의 손에 힘이 풀렸다.

그렇다. 저 가시들은 나를 찌르기 위해 돋아난 게 아니었다.

그 시절의 나는 너무 여리고 약해서, 세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고 뾰족한 가시를 세워야만 했다. "가까이 오지 마, 나를 건드리지 마"라고 외치던 방어막. 그것이 굳어 가시가 된 것이다.

그러니 저것은 나의 수치스러운 흉터가 아니라, 치열하게 나를 지켜낸 생존의 증거였다.

나는 피가 맺힌 뮤즈의 손을 닦아주며 말했다.

"억지로 뽑아내지 말자. 뿌리가 너무 깊어서 뽑으면 우리 마음이 무너져 내릴지도 몰라. 대신 그 옆에 예쁜 수국을 심어주면 어떨까? 꽃이 무성하게 자라면 가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을 거야."

어린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가시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꽃으로 덮어주는 거예요."

우리는 가시덤불을 뽑아내는 대신, 그 주변에 흙을 돋우고 새로운 씨앗을 심었다.

과거를 없었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기억이 더 이상 나를 찌르지 못하도록, 현재의 행복으로 덮어줄 수는 있다.

오래된 가시 옆에서 새순이 돋아난다.

나의 정원은 상처가 없는 곳이 아니라, 상처보다 꽃이 더 많은 곳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