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생 K-여자의 디즈니 주방 생존기

프롤로그: 먹물을 먹어야 사는 요리사

by 고요정


**요리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요리가 뭐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그것은 새벽보다 일찍 깨어나는 세계다.

생각의 집에서 부엌 냉장고를 뒤진다.

날개 없는 생각의 조각들이 홀로그램처럼 집안을 돌아다니는 나를 비춘다.


이어서 커피를 타는 나.

출근 전, 한 줄이라도 먹물을 먹어야 사는 나는 책을 들고 화장실에 앉는다.

후다닥 가방을 챙겨 새벽길을 달린다.

1분 1초를 아끼는 칼 같은 미국인들의 시간, 그 유별난 틈바구니 속으로.

키친에 들어서며 회의가 시작된다. "예스 셰프!"

우리가 외치는 함성은 활기를 불어넣는 주문이다.


요리사의 작은 칼은 우리의 유니폼에 격을 세워주고 말한다.

낯선 곳에서의 설렘을 안고 식탁을 찾은 당신들에게, 오늘 이 접시가 이번 여행의 가장 맛있는 쉼표가 되어주겠노라고."

펼쳐진 주방 위에 갖가지 메뉴를 각자 자기의 뚝배기에 담아낸다.

그러나 요리의 결국은, 역시 먹어주는 사람들의 표정과 접시에 있다.

우리의 고단한 수고는 그들의 한마디 "맛있어"라는 성적표에 달려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그들의 뒷모습에 우리는 감사했다.

찾아주는 사람들, 맛있게 비워진 빈 접시, 그것으로부터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요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