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선 : 히터

by 고요

가을의 끝자락에 차창 밖에 비가 온다.

시린 빗방울이 다가오는 겨울의 발걸음을 재촉하듯 창을 두드린다.


운전대 아래 허벅지에서부터 냉기가 타고 올라온다.

진짜 추위는 밖이 아니라 안쪽에서부터 찾아오는 것 같다.


추위를 떨치려 히터를 튼다.

따듯한 바람은 금세 몸을 녹이지만, 동시에 메마르게 다가와 살갗은 푸석하고, 목이 따끔한 느낌이 든다.


나이가 조금 들고난 후로 따듯함이 건조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따듯함 속에 숨어 있던, 날붙이 보다 차가운 것 혹은 너무 달구어져 뜨겁게 상처 입힌 무언가 때문이겠지.


답답한 공기 때문에 히터를 끄고 창을 조금 내린다.

빗방울이 조금은 튀어 얼굴을 적시지만, 청량한 공기가 머리를 맑게 해 주어 기분도 한결 나아진다.

지금은 쌀쌀한 찬 공기가 따듯함 보다는 나을 때인가 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