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두 번만 털면,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집이 아닌 밖에서 화장실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문구이다. 세면대를 지나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던 내 젖은 손의 종착지에 붙어 있는 문구. 아마 핸드타월을 아껴 자원을 절약하자는 의미이겠지. 하지만 이 부탁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물론 나도 잘 지키지 못하는 일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오늘부터라도 낭비한 일을 반성하고, 절약을 실천하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핸드타월을 두 번 세 번 사용한 원인을 말하기보다는 이러한 결과가 발생한 과정에 집중해보고 싶다. 왜 손을 두 번 털지 않고, 우리는 매번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가? 이것은 비단 손을 씻고 닦는 일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결국 떨어진 자격증 시험.
흥청망청 쓰다가 필요한 곳에 쓰지 못하게 된 돈.
평소에 하지 않은 건강 관리로 수술대에 올라간 몸뚱이 같이.
이러한 손해를 경험하고도 우리는 또 공부를 하지 않아 자격증 시험을 또 보고, 돈을 모으지 않아 필요한 일에 못쓰며, 회복되었던 건강은 또다시 병원 신세를 질 것이다. 손을 두 번만 털면 되는데, 그걸 못해서 이렇게 핸드타월을 뽑아댄다. 아마도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본인의 탓으로 생긴 아픈 기억은 쉽게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인을 알고 대비하는 것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이 쉽다고 생각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위 같은 회의감에도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손을 두 번씩 잘 털어서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 같이 이렇게 자신 있게 말은 못 하겠다. 나도 모두와 마찬가지로 엄벙덤벙 공부하다 지금 자격증 시험을 3년째 준비하고 있으며, 서른 중후반 다소 늦은 지금 독립을 앞두고 있는 시점. 예로부터 계획적 소비와 거리가 멀었던 나는 독립자금 계산으로 느지막이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정신이 없다. 건강도 평소에 관리하지 않아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냐? 물론 아니다.
다만, 조금 나이를 먹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을 안 이후. 삶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줄여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그렇기에 변하려고 노력은 해보겠다. 하지만 극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장담은 못하겠다. 오늘도 공부를 미뤄놓고 이렇게 글을 끄적이며 넋두리를 쏟아내고 있기에. 그리고 내일 또 변명을 늘어놓을지도 모른다.
“두 장이면 어떻습니다. 손만 닦으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