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방을 밟으면 복 달아난다.”
대한민국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언젠간 한 번쯤을 들어봤을 잔소리 문지방 타령이다. 우리는 왜 문지방을 밟으면 복이 달아나는지에 대한 원인도 모른 체 밑도 끝도 없는 꾸중을 들어왔다. 그렇게 문지방을 오냐오냐하며, 우리의 누추한 발걸음이 닿을까 노심초사수년간 모셔왔다.
이왕 혼난 거 문지방을 왜 밟으면 안 되는지 이유나 한번 알아보자. 문지방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이다. 경계로써 과거에 문지방은 밖에서 오는 안 좋은 것들을 막아주는 신이 산다고 믿었으며,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다. 따라서 문지방은 밟으면 경계가 흐트러져 액운을 불러오기에 밟지 말라고 꾸중을 들어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문제.
만약에 우리에게 일이 잘 안 풀리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졌고, 마침 우연하게도 얼마 전에 문지방을 밟았었다. ”문지방을 밟아서 그런 거야. 문지방 때문이야. “라며 떠들어대는 속에서 이때 가장 억울한 것은 누구일까? 문지방 밟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던 너, 알 바 인지 문지방을 밟아 버린 나, 영문도 모르고 원망의 대상이 된 문지방. 나는 단연코 제일 억울한 건 가만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뿐인 문지방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항상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내부적인 원인을 찾으려 하기보다 외부에 원망과 탓할 대상을 찾기 위해 혈안이다. 그렇기에 문지방은 긴 세월 동안 원망의 대상이 되어 왔을 것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탓할 무언가를 찾아왔다. 비슷한 피해자들로 날아가며 울던 까마귀, 그냥 때가 되어 찾아왔을 뿐인 13일의 금요일, 바람난 애인에게 주었던 닭 날개 등이 있다. 미신은 사람들에 탓의 역사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사람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자질로 자기 객관화, 책임감, 인내, 희생, 노력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깎고 다듬질하지 않으면 성장이란 없지 않을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의 환경도 물론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부의 요인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오늘도 미신, 환경, 상황, 너 때문에 같은 온갖 이유를 찾으며 말이다.
오늘도 글을 써 내려가며 조금이나마 반성해 보지만 얼마 못 가 또 문지방을 찾을 것이다. 아마도.
“문지방을 밟아서 그렇습니다. 안 밟을 수가 없어요. 문지방이 너무 높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