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끝자락 어느 날 오전부터 큰 눈이 내렸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을 정도로 많은 눈이었다.
쌓인 눈의 높이가 주먹 하나 높이는 되어 마음이 심란하다.
그런데 오후에는 또 큰 비가 내렸다.
온 세상을 씻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비였다.
오전에 내린 눈과 썩여 땅이 질척 거린다.
오늘 밤이 지나면 눈과 썩인 비가 얼어서,
아침에 나서는 길을 어렵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긴 밤은 세고 일어나 창 밖을 본다.
눈과 비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길도 얼지 않았다.
날씨도 어제의 날씨가 언제 안 좋았냐는 듯 해가 떠 청아하다.
살다 보면 2월의 어느 날처럼 안 좋은 일이 연속으로 따라 나올 때가 있다.
마치 온 세상이 일부로 우리를 괴롭히는 것 같을 것이다.
그러나 눈 온 뒤 내린 비가 눈을 녹이듯이,
좋지 않은 일들이 모여 오히려 괜찮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